'동반 노메달 대참사' 韓 배구, 사령탑 전원교체 "2028 LA 올림픽 출전 새 그림 그린다"

윤욱재 기자 2023. 10. 9. 07: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국전에 나섰던 여자배구 대표팀의 박정아 ⓒ아시아배구연맹
▲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인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남자배구 대표팀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동반 노메달이라는 '대참사'를 낳은 한국배구가 뼈를 깎는 쇄신 작업에 돌입한다.

대한배구협회는 9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배구 국가대표팀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등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성적 부진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배구 팬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배구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우선 남녀 대표팀 사령탑을 모두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61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 수모를 당한 남자 대표팀은 임도헌 감독의 임기가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종료되면서 새 감독 선임에 나서기로 했다. 여자 대표팀 또한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이라는 굴욕을 당했고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태에서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과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 여기에 남녀 경기력향상위원장도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다.

남자배구는 올해 아시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9년 5월부터 임도헌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으나 올해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에서 3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4강 진출 조차 실패하면서 아시안게임을 향한 우려가 커졌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조별리그에서 '약체'로 평가 받던 인도에 충격패를 당한 한국은 12강에서도 파키스탄에 무릎을 꿇으며 아시안게임 개회식이 열리기도 전에 상위 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남자배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 수모를 당한 것은 1962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이후 61년 만이다.

여자배구의 몰락은 더욱 참담하기만 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던 여자배구는 '배구여제' 김연경을 비롯해 김수지, 양효진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바통을 이어 받은 세자르 감독이 새로 취임했으나 지난 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승을 거두는데 그치고 말았다.

▲ 임도헌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연합뉴스
▲ 대한배구협회가 세자르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과 동행을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아시아배구연맹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VNL에서 2년 연속 전패라는 수모를 당한 것은 물론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한 수 아래'라던 베트남에 2-3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역대 최악인 6위로 대회를 마치는 굴욕을 맛봤다.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에서도 4연패를 당하면서 본선 진출이 무산된 여자배구는 곧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섰지만 베트남에 2-3으로 충격적인 대역전패를 당하면서 끝내 대회를 5위로 마감,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5위에 머무른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대참사로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아무리 '배구여제'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공백이 크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 몰락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한국배구가 남녀 모두 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 수모에 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원점에서 '리셋'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앞으로 대한배구협회는 국가대표팀 운영 방향을 심사숙고해 2028 LA 올림픽과 2032 브리즈번 올림픽 출전을 위한 새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라는 대한배구협회는 "대한배구협회부터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한국 배구가 성장통을 거쳐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 실행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먼저 대한배구협회는 오는 11월에 배구계의 의견을 모으는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중에 언론, 배구전문가, 스포츠 전문가, 배구 팬 등 외부인사를 주축으로 하는 공청회를 개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협회는 국가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각계 각층의 비난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하는 것은 물론 협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을 갖고자 한다"는 것이 대한배구협회의 설명이다.

남녀 대표팀 모두 사령탑을 물갈이하기로 결정한 만큼 새 감독 선임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대한배구협회는 "또한 국가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최적의 지도자를 선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 아울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대한배구협회는 "협회는 한국 배구가 국제무대에서 다시 한번 빛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배구 팬과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라는 말로 사과문을 마쳤다.

대한배구협회가 사과문을 통해 '개혁'의 의지를 천명한 만큼 앞으로 남녀 배구 대표팀의 경쟁력이 얼마나 달라질지 지켜볼 만하다. '사상 최대 위기'에 봉착한 한국배구가 과연 언제쯤 다시 국제 무대를 호령하는 그날이 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 파키스탄전에 0-3으로 패한 남자배구 대표팀 ⓒ연합뉴스
▲ 항저우 아시안게임 베트남전에 2-3 역전패를 당한 여자배구 대표팀 ⓒ아시아배구연맹

다음은 대한배구협회의 사과문 전문.

배구 팬 그리고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배구협회는 배구 국가대표팀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등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성적 부진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배구 팬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남자대표팀 임도헌 감독의 임기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종료되었으며, 여자대표팀의 세자르 감독과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하였습니다. 또한, 협회 남녀 경기력향상위원장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대한배구협회는 국가대표팀 운영 방향을 심사숙고하여, 2028 LA올림픽 및 2032 브리즈번올림픽 출전을 위한 새 그림을 그리고자 합니다.

대한배구협회부터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한국 배구가 성장통을 거쳐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실행하겠습니다.

먼저, 올 11월 중 언론, 배구전문가, 스포츠 전문가, 배구 팬 등 외부인사를 주축으로 하는 공청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협회는 국가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각 계 각층의 비난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하는 것은 물론 협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을 갖고자 합니다.

또한, 국가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최적의 지도자를 선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아울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대한배구협회는 한국 배구가 국제무대에서 다시 한번 빛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배구 팬과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배구협회 회장 오한남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