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무역은 옛말"…식량·에너지 등 신사업 나선 종합상사
식량·태양광 사업 진출에서 M&A·투자 사업까지 업역 확대
기술·산업 변화 맞춰 '전통상사'에서 '종합사업기업'으로 변모
식량·태양광 사업 진출에서 M&A·투자 사업까지 업역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라면에서 미사일까지…, 이익이 나면 무엇이든 취급한다.'
과거 이 같은 캐치프레이즈로 업종을 가리지 않고 중계무역에 집중하던 종합상사들이 자원개발에 이어 이차전지, 친환경, 투자 등 새로운 분야로 업역을 확장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경제·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과거 무역을 통해 탄탄한 네트워크와 정보망을 갖춘 종합상사들이 그룹의 신사업 발굴을 위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프레스데이 행사를 열고 미래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1970∼1990년대 종합상사 전성기 대표 주자로 꼽히는 대우실업(대우)을 모태로 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010년 포스코그룹 편입 후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를 표방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미 전통적인 종합상사에서 에너지, 식량, 친환경 소재 등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2030년이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량 분야에서는 미국·호주·남미·우크라이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메이저 식량 사업자로 도약하고, 에너지 분야에서 석유개발(E&P) 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혼소 발전 등을 고루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의 철강 트레이딩뿐 아니라 친환경 철강 원료와 소재, 이차전지 소재 원료의 조달 창구 역할을 강화하고, 풍력·태양광·전기차 등 친환경 미래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또 친환경차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어 700만대 생산체제 구축 계획, 음극재의 주재료로 쓰이는 흑연 확보 투자,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계획도 공개했다.
이계인 글로벌사업부문장은 "회사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직원들은 현기증이 날 지경이라고 한다"며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1호 종합상사' 타이틀을 보유한 삼성물산도 '친환경'을 키워드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08년 캐나다에서 진행한 풍력·태양광 발전단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태양광 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실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 초기 작업을 수행한 뒤 사업권을 현지 기업 등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구축해 지난해 미국에서만 4천700만달러, 올해 상반기 2천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태양광 사업뿐 아니라 수소, 리사이클링(배터리) 등 분야로 사업 확장을 검토하면서 스터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K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SK네트웍스는 '사업형 투자회사'로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2018년 마켓컬리에 첫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2020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법인 '하이코캐피탈'을 설립하고 유망 스타트업 발굴·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에도 SK네트웍스는 연초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디바이스 개발 기업인 '휴메인'에 2천2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 5월 AI 스마트팜 스타트업 '소스.ag'(Source.ag)에 2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최근에는 데이터 관리 기업 '엔코아'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짓는 등 AI 분야 연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투자 네트워크와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글로벌 투자 공동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X인터내셔널 역시 친환경·신재생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국내에서 LX인터내셔널은 작년 10월 친환경 바이오매스(Biomass)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하고, 올해 초 유리 제조기업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전력구매계약, 발전소 건설 및 운영에 이르는 사업 전 과정을 주도한 '하상 수력 발전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추가 수주를 준비하고, 니켈 매장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의 광산 투자 리스트를 검토하고 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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