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일등과 꼴등...서구 경제 역전 이유는?
[앵커]
최근 각국 경제성장률을 보면 한때 '유럽의 빈국'으로 불리던 아일랜드의 비약적 성장이 눈에 띕니다.
반면 '대영제국'으로 군림하며 아일랜드를 수탈했던 영국은 코로나19 여파에서조차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두 나라의 뒤바뀐 경제성적표가 우리 경제에 말해주는 건 뭘까요?
나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는 어디일까.
각 나라 물가수준을 반영한 국내총생산(GDP-PPP)을 인구수로 나누어 봤더니, 1인당 GDP 14만 5천 달러의 아일랜드가 스위스, 노르웨이, 미국 등을 제치고 1위였습니다.
우리나라는 5만 6천 달러로 30위, 근소한 차이로 영국을 한 칸 앞섰습니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농업 위주의 가난한 나라였던 아일랜드는 2010년 IMF 구제금융에 기대면서 적극적인 외자 유치 정책에 나섭니다.
법인세를 12.5%, 유럽연합 평균 21.3%보다 크게 낮추고 영어권 국가라는 이점을 내세워 애플,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글로벌 IT 기업과 인재들을 유인합니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 주요 제약기업들 역시 들어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특수까지 누렸습니다.
반면 8백 년 동안 아일랜드를 지배했던 영국은 아직도 팬데믹에서 벗어나지 못한 거의 유일한 OECD 국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브렉시트 이후 무역시장이 좁아진 데다 이민 장벽을 강화하면서 노동력이 부족해졌습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서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러미 헌트 / 영국 재무장관(지난 6월) : 가정을 돕고 주택담보대출을 가진 이들과 기업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하려면 영국 경제의 인플레이션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야 합니다.]
[성태윤 /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영국의 경우에는 기존 산업에 대한 보호와 비교적 자유로운 경제활동에 대한 부분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브렉시트를 통해서 유럽경제 권역에서 분리되어 있는 상황이고요.]
물론 아일랜드 경제성장률 수치에는 외국 기업들이 되가져갈 상당 몫이 가려져 있습니다.
그런 만큼 숫자 자체보다는 아일랜드가 외국자본을 끌어들인 동시에 유럽 어느 나라보다 폭넓게 이민자와 난민을 수용했다는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 나라의 달라진 성적표는 혁신과 포용의 경제적 가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YTN 나연수입니다.
YTN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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