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금메달 ‘주장’ 김혜성 “대만전 패배 속상했지만..어린 대표팀, 스타트 좋다”
[인천공항(영종도)=뉴스엔 안형준 기자]
김혜성이 아시안게임 우승 소감을 전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야구 국가대표팀은 10월 8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대표팀은 대회 4연패에 성공했다.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우승을 이끈 김혜성은 "재미있었다. 주장으로 국제대회를 치른 것은 처음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새로웠고 너무 행복했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류중일 감독은 대회 MVP로 가장 먼저 김혜성을 꼽았다. 타격에서는 기복이 있었지만 탄탄한 수비로 내야를 든든히 지켜준 것에 아주 높은 점수를 줬다. 류중일 감독은 "역시 KBO리그 최고의 내야수라 할 만하다"고 김혜성의 수비를 극찬했다.
김혜성은 "과찬이다"고 웃었다. 김혜성은 "맏형인 (박)세웅이 형부터 막내인 (장)현석이, (김)동헌이까지 나이에 상관없이 다같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한 덕분이다. 또 전력분석팀이 분석을 잘해준 덕분에 준비를 잘 할 수 있었고 덕분에 마지막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도쿄 올림픽과 WBC에 출전해 활약했지만 두 대회 모두 대표팀 성적이 좋지 못했다. 성인 국가대표팀에서 경험한 첫 우승이었다. 김혜성은 "시상식에서 메달을 받을 때는 솔직히 실감이 안났다. 하지만 비행기를 탈 때부터 많은 분들이 볼때마다 축하한다고 말을 해주셨다. 공항에서도 그렇고 그 때 너무 실감나고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금메달을 처음 목에 걸어본 김혜성은 "너무 무겁더라"고 웃었다. 김혜성은 "지난 두 번은 다 아쉬운 성적이었고 매번 아쉬움만 남기고 왔는데 이렇게 끝이 좋고 금메달을 따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공항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찾아 국가대표팀을 환영했다. 야구 대표팀 뿐 아니라 양궁과 축구 대표팀도 이날 함께 입국했다. 김혜성은 "축구, 양궁 대표팀도 다 같이 오니까 팬들이 많이 오실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결승전 9회 위기를 맞이했지만 김혜성이 2루 방향 땅볼 타구를 잡아낸 뒤 주자를 직접 태그하고 1루에 송구해 더블플레이를 만들어냈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혜성은 "1아웃 1,2루에서 상대가 좌타자였다. 80% 이상은 공이 나한테 오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공이 오면 어떻게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마침 땅볼이 내게 왔다. 내가 직접 (태그)하고 던져야겠다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사실 위기도 있었다. 조별리그 2차전 대만전에서 0-4 완패를 당하며 2위가 됐고 결승전 진출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김혜성은 "지고 나서는 나도 사람인지라 속상한 마음,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상황에서 김혜성을 다잡아준 것은 대표팀 선배들이었다. 김혜성은 "전 대표팀 선배님들께 연락이 많이 왔다. (양)현종 선배님, (박)병호 선배님, (허)경민 선배님 등 선배님들이 '네가 주장이니 잘 이끌어야 한다. 지금 잘하고 있고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 내가 주장인데 내가 처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좋은 말을 많이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소속팀 동료이자 친구인 이정후의 존재도 도움이 됐다. 김혜성은 "정후에게도 연락이 왔다. 정후도 '우리도 (2018년에)똑같이 대만에 1차전을 졌다. 우리도 그러고 우승을 했다. 절대 안좋은 생각을 하지 말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고 하더라. 그래서 다같이 '으샤으샤'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마지막 더블플레이를 꼽았다. 김혜성은 "내가 끝냈기 때문에 기억에 가장 남을 것 같다"며 "사실 던지는 순간 약간 '어?' 했다. 생각보다 손목이 더 써졌다. 다행히 크게 부정확하게 (송구가)가지는 않았다.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의 화두는 '세대 교체'였다. 25세 이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한 것도 한국 야구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김혜성은 "어린 선수들끼리 온 것이 처음인데 첫 스타트가 좋았다. 다같이 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향후 국제 대회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이제 소속팀 키움으로 돌아가는 김혜성은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없다. 남은 경기에 다 나가서 또 열심히 뛰어야 한다.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고 끝나야 후회가 없다. 최다안타 타이틀 경쟁도 일단 경기에 나서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사진=김혜성)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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