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소용없는 간호사에 주 4일제 ‘파격’ 실험…효과는?
[앵커]
연휴가 이어지면서 충전의 시간 갖고 계신 분들 많을텐데요, 그렇지 못한 분들도 계시죠.
의료 현장에서 교대 근무로 일하는 간호사들이 대표적인데요, 국내 한 대형 병원에서 간호사의 번아웃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 4일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6년 차 간호사 김연주 씨는 일주일에 4일만 출근하는 주 4일제를 올해 신청했습니다.
임금이 일부 줄어든다는 점에 망설였지만, 삶에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김연주/주 4일제 시범사업 참여 간호사 : "쉬는 날도 오로지 너무 힘드니까 거의 아무것도 잘 못하고 이러니까, 아이한테 신경을 쓰는 부분이 좀 더 소홀해지더라고요."]
김 씨처럼 주 4일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간호사는 모두 30명.
삶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중간 평가 결과, 간호사들의 행복도는 100점 만점에 71점으로 18점 올랐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 점수도 37점에서 62점까지 뛰었습니다.
[김연주/주 4일제 시범사업 참여 간호사 : "아이도 엄마가 집에 오래 있고 자주 있으니까 더 만족하는 거 같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주 2회 정도는 규칙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거 같아요."]
병원 전체 간호사의 70% 가까이가 호소했던 '번아웃' 문제.
주 4일제 간호사들의 육체적, 정신적인 소진 정도는 모두 18점씩 떨어졌습니다.
[김근영/주 4일제 시범사업 참여 간호사 : "환자나 보호자분들한테 더 기분 좋게 다가갈 수 있었던 거 같아서, 제 직업에 대한 애정이나 자부심이 더 많이 생겼던 (경험이었어요)."]
신입의 경우 1년에 절반이 그만둘 정도였던 간호사 사직률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권미경/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위원장 : "저희도 상상 못 한 건데, 주 4일제를 하고 있는 병동의 사직률이 0%가 된 거예요."]
효과는 명확하지만 문제는 비용입니다.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간호사 4명을 추가 채용했는데, 주 4일제 간호사의 임금은 10%만 삭감하고 나머지 비용은 병원이 감당했습니다.
전체 간호사 6천 명이 주 4일제를 하려면 400억 원 이상이 든다는 게 병원 측 추산입니다.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 "시범사업에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해서, 더 많은 병원으로 확대하고 이게 연착륙되는 데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세브란스병원 노사는 대상 인원을 40명으로 늘려 내년에도 주 4일제 실험을 이어가기로 합의했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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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린 기자 (di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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