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애인 국가대표에게 “멀쩡한 데가 없네”…조사 착수

이유민 2023. 10. 9. 07: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시각장애인 스포츠 중 '쇼다운'이라는 종목이 있습니다.

'탁구'와 비슷한데, 소리가 나는 공을 배트로 쳐서 상대 측에 넣는 운동입니다.

쇼다운 국제대회에 참가한 시각장애인 선수들이 코치진으로부터 폭언과 학대를 당했다며 진정을 접수해, 스포츠윤리센터가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8월 말 열린 영국 버밍엄 쇼다운 국제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로 선발된 6명의 시각장애인 선수들.

벅찬 마음으로 7월부터 훈련을 받았는데, 2주 만에 자존감이 무너져 내렸다고 했습니다.

체력 훈련을 소화하지 못 한다는 이유로 시작된 코치들의 막말.

[한○○/선수/쇼다운 국가대표 : "너네 편하게 운동하는 거다, 너네가 이런 걸로 엄살 부리면 안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이○○/선수/쇼다운 국가대표 : "니들은 단순히 눈 나쁜 게 아니네. 눈만 나쁘면 됐지 왜 막 여기저기 아파가지고."]

중복 장애가 있거나 질환을 앓고 있는 선수들이 개인 사정을 얘기하면, 더한 폭언이 돌아왔습니다.

[한○○/선수/쇼다운 국가대표 : "너네가 멀쩡한 데가 없어가지고 내가 훈련을 시킬 수가 없다, 시각 장애 말고도 왜 한 군데 멀쩡한 데가 없느냐."]

["START THE GAME!"]

수모를 견뎌가며 국제대회에 참여는 했지만, 예선에서 탈락한 뒤엔 귀를 의심할 정도의 폭언을 들었다고 선수들은 말했습니다.

[한○○/선수 : "비꼬는 말투로 '지들끼리 잘났다고 똥들을 싸대더니.' 라는 말들을..."]

쇼다운 국가대표팀 코치진은 4명, 모두 비장애인입니다.

국제대회 일정이 끝나자 이틀 간 자유 시간을 갖자더니, 선수 6명을 A 코치에게 모두 맡기고 나머지 3명은 관광을 가버렸습니다.

[A 코치 : "(선수들이) 말도 안 통하고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개인 일정을 할 수가 있을까요? 심지어 저한테 버려진 것 같다..."]

도를 넘는 폭언을 하고 장애인 선수들을 방치했다고 지목된 코치들은 훈련 효과를 높이려 한 것뿐이고 폭언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국가대표 코치/음성변조 : "'이것도 힘들어서 못 하면 어떻게 하냐' 이것도 폭언 이라고 하면 '폭언' 이라고 할게요."]

스포츠 윤리센터는 선수 6명과 A 코치의 진정을 접수해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유민 기자 (toyou@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