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이어진 이 집안의 양궁사랑…‘실전감각’ 위해 대회까지 개최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2023. 10. 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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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기틀 마련하고 정의선 회장이 바통
단일종목 중 최장기간 39년간 대이은 후원
경기장 응원하고, 현대차 기술로 장비 제작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6일 열린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전에서 선수들의 인사에 화답하는 정의선 회장. 사진 좌로부터 장영술 양궁협회 부회장, 정의선 회장, 한규형 양궁협회 부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사진 출처=대한양궁협회]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 한국 양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세계 최강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특히 여자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단체전 7연패라는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경쟁국들의 매서운 추격에도 늘 한발 앞서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켜낸 한국 양궁. 비결에는 현대차그룹이 40년 가까이 이어온 한국 양궁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과 투자있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부터 정의선 회장까지 내려오는 부자의 양궁 사랑과 진심은 한국 양궁을 세계 최고 자리에 올려둔 디딤돌 역할을 했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부터 현재 대한양궁협회장을 맡는 정의선 회장까지 무려 39년간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협회 후원 중 가장 오랜 기간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대한양궁협회장을 4차례이나 역임했다. 지금은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에 재임 중이다. 그는 양궁 인구의 저변 확대와 우수 인재 발굴, 장비 국산화 등 한국 양궁의 기틀을 마련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의선 회장은 아버지 양궁 열정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와 체계적인 선수 육성, 국제대회별 맞춤형 지원에 적극 나서며 우리 선수가 세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항저우 대회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와 개최지 맞춤형 훈련, 첨단 기술 기반 훈련 장비 개발, 대회 기간 선수단 컨디션 관리 등 전폭적인 후원을 펼쳤다.

대한양궁협회장 및 아시아양궁연맹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7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이우석 선수에게 동메달을 걸어주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 출처=대한양궁협회 제공]
2005년부터 19년간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은 정의선 회장이 아시아 대회 대비 훈련 현황을 세심하게 챙기며 힘을 실은 결과다.

정의선 회장은 이번 항저우 대회 경기를 직접 참관하며 현장에서 한국 대표 선수를 응원하는 등 사기를 북돋웠다.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으로서 직접 리커브 종목 남녀 개인전을 시상했고 메달을 획득한 대표 선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을 향한 지속적인 후원과 애정. 디테일에서 드러난다. 먼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후원사인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경기장에서 약 3㎞ 떨어진 호텔에 전용 휴게 공간을 마련했다. 선수들이 경기 전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유명 한식당과 계약을 맺고 경기 기간 선수들에게 점심 식사로 한식도 제공했다. 쌀밥과 숭늉, 된장찌개, 소불고기, 오리 주물럭, 묵은지 닭찜, LA갈비, 전복구이 등 매일 식단 구성을 달리해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해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한국 선수들이 현지 적응을 쉽게 하도록 진천선수촌에 항저우 양궁 경기장을 그대로 모사한 ‘가상의 항저우’를 만들었다. 사대와 사로 등 경기장 색상, 전광관 디스플레이, 구조물, 경기장 현장의 소음까지 철저하게 적용해 실전과 같은 훈련이 가능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직후 열린 ‘양궁인의 밤’ 행사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성현 선수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출처=현대차그룹]
한국보다 조금 더운 날씨인 항저우의 기후 적응 훈련뿐 아니라 소음 훈련도 꾸준히 하며 실제 경기중에 발생하는 관중들의 소음에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철저함까지 보탰다.

선수들의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서 대회까지 만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파리월드컵에서 다진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난 8월 말 정몽구배 양궁대회를 최대 규모로 개최했다.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예선부터 치열한 승부를 거치면서 다시 한번 메달에 대한 목표를 다지고 집중력 등 경기 감각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국 양궁의 금메달에는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기술도 녹아있다. 인공지능(AI), 비전인식, 3차원(3D) 프린팅 등 회사 R&D 기술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훈련 기법을 업그레이드 하고 컴파운드 종목 전용 슈팅머신, 3D 프린터를 활용 컴파운드용 맞춤형 그립과 조준 보조 장비 등을 개발해 경기력을 극대화 시켰다.

완벽한 환경과 지원. 여기에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정 회장은 심리적인 버팀목 역할에 앞장섰다.

지난 5월 중국 양궁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격려한 정 회장은 항저우 대회가 연기되며 두차례의 대표 선발전을 거친 선수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위로하고, 개인적 이야기부터 훈련 내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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