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고점 판단 기로에 선 10월 채권시장[주간채권전망]

유준하 2023. 10.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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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9월 비농업 고용자수…예상치 두 배 수준 33.6만명
미국 채권 금리 일제히 상승…10년물, 장 중 연고점 터치
11·12월 FOMC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상승세
국내 10년·3년물 금리차, 20bp 상회…"되돌림 전망"
“이달 현 수준서 상황 악화 시 11월까지도 각오해야”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국내 국고채 시장은 추석 연휴 직후 사상 최초 국채선물 하한가를 기록하는 급락장을 맞이했다. 국고채 시장은 10월 한 달간 금리 고점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미국은 여전히 탄탄한 고용 흐름을 자랑하며 추가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달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AFP
한 주간 한국 국고채 금리 동향

추석 연휴 휴장을 제외하고 한 주간(9월27일~10월6일) 한국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5년물 이하 단기물 대비 10년물 이상의 장기물 위주로 금리가 오르면서 수익률 곡선은 더욱 가팔라졌다.(커브 스티프닝)

지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고금리 장기화를 공식화한 만큼 높은 금리가 유지되는 기간이 길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장기물 금리에 반영된 셈이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이다.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전주 대비 9.8bp(1bp=0.01%포인트) 오른 3.978%, 3년물 금리는 13.1bp 오른 4.015%로 집계됐다. 5년물은 16.3bp 오른 4.105%를 기록했다.

장기물 금리 상승폭은 일제히 20bp를 웃돌았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주 대비 21.0bp 오른 4.240%로 호가됐다.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22.0bp 오른 4.166%, 30년물은 23.4bp 오른 4.130%를 기록했다. 국채선물 가격 역시 3년 국채선물은 전주 대비 42틱 내린 102.63을, 10년 국채선물은 193틱 내린 105.82를 기록하며 장기물 가격이 크게 내렸다.

이렇다 보니 10년물 금리와 3년물 금리차는 더 커졌다. 지난 6일 종가 기준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 스프레드는 22.5bp로 20bp를 웃도는 상황이다. 지난 4일 급락장에서 24.3bp 벌어져 연중 최대 스프레드를 기록했던 것에서 소폭 줄어든 정도다.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차가 20bp 이상 벌어진 건 지난해 6월10일 기준 22bp 이래 16개월 만이다.

한 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커브가 지금 상당히 스티프닝 돼 있는 만큼 다시 평탄해지는 되돌림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달 중 금리 고점 판단 가시화… “예측이 어려운 상황”

올해 연말까지 채권시장은 계속해서 대외 리스크의 영향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올해 4분기 들어 미국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기존 기대감이 점차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시장 심리 또한 악화된 상황이다. 국내시간으로 지난 6일 오후 9시30분 공개된 미국 9월 비농업 고용자 수와 임금 상승률은 이 같은 우려를 더욱 키우는데 일조했다.

미 노동부는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3만6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7만명을 두 배 가량 웃도는 수준으로 발표 당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892%까지 오르며 장 중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고용 증가세가 대부분 여가·레저에 몰리면서 임금 인상은 둔화, 시간당 평균 임금상승률은 예상치인 4.3%보다 낮은 전년 동기 대비 4.2%를 기록했다.

앞서 나온 ADP 민간고용은 예상치를 하회하더니 노동부 지표는 예상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내주 공개되는 미국 9월 FOMC 의사록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이 대기 중인 만큼 당분간은 현 금리 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발표될 미국 9월 물가상승률은 전월비 0.3% 상승하고 전년동월비로도 3.6% 올라 8월(3.7%)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 고용호조가 확인된 상황에서 물가지표 둔화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에 힘이 실릴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채권 운용역은 “앞으로 미국에서 공개되는 지표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심할 것”이라면서 “상당히 크리티컬한 레벨에서 지표가 발표되는 만큼 10월의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만일 현 수준에서 채권 가격이 더 폭락한다면 11월까지 각오해야 될 것”이라면서 “예측을 통한 공격적인 포지션 구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 외국계 은행의 딜러 역시 “10월을 무사히 넘기면 11월과 12월은 금리 하향 안정화를 기대해봄 직하다”면서 “관건은 결국 10월에 나오는 지표들”이라고 봤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보는 11월 FOMC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79.9%에서 72.9%로, 12월 동결 가능성은 67%에서 57%로 각각 줄었다.

유준하 (xylit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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