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험 있었는데"‥'안전불감증' 공사장 참변

[뉴스투데이]

◀ 앵커 ▶

지난 추석연휴 직전 한 60대 가장이 건설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사고 전에 위험하다는 경고가 있었지만, 공사비를 아끼려다 사고가 났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격자로 된 콘크리트 거푸집 가운데 수백 장 합판 더미가 아슬아슬 놓여있습니다.

이걸 떠받치고 있는 건 거푸집 보와 보 사이 엉성하게 놓인 각 파이프 몇 개 뿐입니다.

추석 연휴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저녁.

크레인에 달린 자재 더미를 거푸집에 내려놓자마자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내렸습니다.

거푸집 위에 있던 2명이 자재 더미와 함께 4m 아래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60대 노동자가 숨졌고, 함께 떨어진 다른 한 명과 구조물 아래에 있던 한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작업자들이 붕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지만 무시됐습니다.

[건설 현장 관계자] "한 밴딩(자재 꾸러미)을 다른 데 받자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옆에 꾸역꾸역… 상판을 (깔고), 4면을 고정시켜서 단단히 해놓고 (자재를) 받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시간도 없었고 막 급하게 하다 보니까…"

현장에는 추락 사고에 대비한 안전 그물망이나 안전대도, 안전 난간도 없었습니다.

건설노조는 비싸게 부른 크레인을 최대한 많이 쓰기 위해 예정에 없던 작업을 강행하다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심재선/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본부 복지부장] "크레인을 비용을 들여서 부르니까, 왔을 때 할 수 있는 일 다 하겠다..그런 비용을 줄여서까지 위험하게 일을 시킨 거죠."

추석 연휴 내내 눈물로 보낸 유가족들은 억울한 죽음이 단순 사고로 끝나지 않을까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가족] "이렇게 열악한 줄 알았으면 출근을 안 시켰을 텐데… (사고 현장에) 가보니까 너무 열악하더라고요. (일터에) 보낸 제가 잘못인 것 같아요."

노동청은 안전 조치 등 관련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난 현장은 공사비 50억 원 미만으로 사업주에게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289명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건설업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했고, 62%, 셋 중 두 명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밖에 있는 소규모 사업장이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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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민 기자(hand@dgmbc.com)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531581_36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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