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엑소 수호도 연기합니다…'힙하게'

최지윤 기자 2023. 10. 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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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그룹 '엑소' 수호(32·김준면)에게 김석윤(59) PD는 은인이나 다름없다. JTBC 종방극 '힙하게'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력과 대중성을 인정 받았다. 김 PD는 무명시절 유재석(51)에게 메뚜기 탈을 씌워 인지도를 높인 인물이다. '눈이 부시게'(2019)에선 모델 출신 남주혁(29)이 연기력 논란 꼬리표를 뗄 수 있게 만들어줬다. 우스갯소리로 '수호는 잘생긴 역할 하나 필요해서 캐스팅했다'고 밝혔지만, 모범생 이미지 속 냉소적인 모습을 발견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선우'와 잘 맞아 떨어졌고, 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의심 받으며 긴장감을 더했다.

"유재석 선배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나에게도 감독님은 은인 같다. 이전에도 작품을 했지만, 사실 많이 하지는 않았다. 이번에 처음 본 분들도 많은 것 같다. 배우로서 인정 받기 보다 '수호가 연기도 하는구나'라고 알아주길 바랐는데, 힙하게를 통해 나를 몰랐던 분들도 알게 됐다. 주변에서도 연락을 많이 받았다. 엑소인지도 모르고 봤다가 배우 수호로서 좋게 봐주는 분들이 생겼다. 기대에 못 미칠까 봐 불안했는데, 욕심 그 이상으로 채워졌다."

이 드라마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수의사 '봉예분'(한지민)과 서울 광수대 복귀를 위해 그의 능력이 필요한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민기) 이야기다. 수호는 지난해 2월 소집해제 후 복귀작이자, '리치맨'(2018) 이후 5년 여만 드라마 출연이다. "(김 PD의) '나의 해방일지'는 인생작이다. 나한테도 힐링이 많이 됐다"며 "힙하게는 극본도 보지 않고 '하고 싶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주변에서 다들 부러워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감독님과 함께 하는 걸 부러워하더라. 보아 선배는 '또 작업하고 싶은 감독님'이라고 했고, 비(정지훈) 형은 '뮤직뱅크' 때부터 친했는데 '작품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했다.


범인인 듯 아닌 듯 의뭉스럽게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성격유형검사(MBTI)로 캐릭터를 분석했다며 "첫 촬영 전 감독님이 (너는 범인이 아니라고) 정확히 얘기해줬다. 사실상 시청자들과 밀당하는 역이라서 디테일하게 연기했다. 어느 순간 박혁권 선배와 계속 아이컨택했다. 범인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해야 해 극본에도 표시했다"고 회상했다. "윤아씨가 '범인이 누구냐'고 집요하게 물어보더라"면서 "한지민 선배랑도 친해 둘 다 연락했더라. 내가 범인인 척 애매하게 얘기했다"며 웃었다.

14회에서 선우는 예분을 구하다 연쇄살인범에게 살해 당했다. '무당' 박종배(박혁권)이 진범으로 밝혀졌다. "16부 끝까지 못 나와서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감독님이 '배우로서는 여운이 남아서 더 좋을 수 있다'고 하더라. 사실 마지막에 이민기 선배와 수사를 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죽는 건 몰랐고 범인이 아닌 것만 알았다. 예전부터 액션 욕심이 있었는데, 피 분장하고 누아르 장르도 간접 경험해 좋았다"고 털어놨다.

봉순처럼 초능력을 갖고 싶지는 않을까. 엑소는 2012년 데뷔 초 초능력 세계관을 내세웠다. 수호는 콘셉트로 중력에 방해 받지 않고 물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공간을 이동하고 싶다. 사실 카이가 공간이동 능력이 있는데, 난 여행을 좋아하고 시간을 많이 아끼는 편이다. 차, 비행기 등 움직이는 이동 수단 안에서 무언가를 많이 한다. 공간 이동 능력이 있으면 좀 더 집중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수호는 가수로 데뷔하기 전부터 배우 꿈을 꿨다. 고3 때 부상으로 잠시 춤을 못 추게 됐다며 "연기를 좀 더 배우고 싶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지원했다"고 털어놨다. 바쁜 활동으로 인해 자퇴했지만, 배우 변요한 등 동문들이 "엑소 수호가 아닌, 김준면으로 봐줘서 편하다"고 설명했다. "서른이 넘어서 '배우가 될 거야'라고 마음 먹은 게 아니"라며 "엑소로 먼저 데뷔했을 뿐이지, 배우로서도 계속 달려왔다. 가수 활동에 치중해 배우로서 템포는 조금 느렸다. 뮤지컬도 하는 등 꾸준히 연기했다. 엑소로서도 배우로서도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엑소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갈등을 빚었다. 유닛 '첸백시'(첸·백현·시우민)는 SM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계약 일부를 수정하고, 정규 7집 '엑지스트' 활동을 함께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멤버들과 사이가 좋다. 앞으로도 엑소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라며 "막내 라인은 군대에 가야 하고, 전역한 친구들은 20대 때 하지 못한 꿈이 있으니까. 서로 존중하되 '엑소로 오래 활동하자'고 했다. 계속 앨범을 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며칠 전에도 멤버들과 만나서 내년 앨범을 얘기했다"며 "원래 내가 항상 멤버들을 모으는데, 그날은 세훈이가 '모이자'고 해서 만났다"고 덧붙였다.

"처음엔 리더인 게 싫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자리 때문에 (멤버들이) 내 의견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도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다. 모범생 이미지 벗어나고 싶지 않느냐고? 그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데뷔 초 탈색 등 여러가지 시도를 했는데, 군 복무를 하며 생각이 바뀌었다. 그런 이미지가 있어서 센 연기를 하거나, 솔로앨범에서 록, 펑키 장르를 하면 새로운 모습에 놀라서 오히려 좋더라. 언젠가 누아르 연기를 했을 때 잘 하면 또 놀라지 않을까. 평상시 모범생인 건 사실이기도 하다. 하하."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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