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의 화려함, 동시에 '중국'스러웠던....항저우 AG 짜이찌엔! [김동영의 항주서신(杭州書信)]
[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동영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8일 폐막식을 끝으로 작별을 고했다. ‘휘황찬란’이라는 네 글자로 정리가 될 듯하다. 동시에 ‘이해불가’라는 단어도 떠오르는 대회이기도 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지난 9월23일 공식 개막식을 시작으로 16일간 열전에 돌입했다. 총 481개의 금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한국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를 획득하며 종합 3위에 자리했다. 일본이 금메달 52개, 은메달 67개, 동메달 69개로 2위다. 단, 전체 메달수는 한국이 190개로 일본(188개)보다 많았다. 이쪽은 의미 있는 성과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 아시안게임에서는 ‘넘사벽’ 그 자체다. 이번에는 신기록을 썼다. 금메달 201개, 은메달 111개, 동메달 71개를 품었다. 대회 전체 금메달의 41.8%에 달한다.
인도(금메달 28개, 은메달 38개, 동메달 41개)의 약진으로 ‘한중일 체육대회’라는 오명은 어느 정도 벗었지만, 이번 대회는 중국이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중국체전’이라는 또 다른 비아냥도 나왔다.
중국이 작정하고 나온 대회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기에 더욱 그랬다. 지난 2010 광저우 대회 당시 금메달 199개를 가져갔다. 이번에는 사상 최초로 금메달 200개를 넘어섰다.
실적만 그런 것이 아니다. 경기 외적으로도 작심하고 치렀다. 가장 돋보인 것이 ‘물량’이다. 한화로 40조원 넘는 돈을 그야말로 쏟아부었다.
마천루가 줄을 지었고, 밤이면 화려한 조명으로 빛났다.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건립한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을 비롯한 각종 경기장도 최상급 시설을 자랑했다.
수송 능력도 어마어마했다. 수십, 수백대의 버스가 연일 도로를 질주했다. 대회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 미디어 관계자들을 쉴 새 없이 실어 날랐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각종 기념품과 응원 도구 등을 매일, 매 경기 전달했다. 관중들은 마음껏 대회를 즐길 수 있었다. 해외에서 온 미디어 관계자와 관중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IT 기술 역시 최첨단이었다. 라커를 안면 인식으로 여닫았을 정도다. 각종 중국 기업들은 스폰서로 나서 작가 부스를 차려 자신들의 앞선 기술을 뽐내기 바빴다.
도로를 달리는 차들도 저의 절반이 전기차였다. 대기질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중국답게 전기차가 차고 넘쳤다. 테슬라 등 해외 차량도 보였지만, 대부분 중국 자국 생산 전기차들이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화려함을 넘어 현란하기까지 한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는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중국 특유의 ‘화려함’ 뒤에 강력한 ‘통제’가 뒤따랐다.
개막식이 열린 9월23일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 일대는 완전히 통제됐다. 반경 수 킬로미터를 바리케이드로 막았다. 메인미디어센터(MMC) 주변도 마찬가지였고, 항저우 시내 도로 곳곳도 막혔다.
중국 시민들이 강제로 이동하지 못하는 상황. 항의하는 이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통제를 따르는 모습이었다.
폐막식도 다르지 않았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8시에 열리는데, 아침부터 도로 곳곳에 바리케이드가 등장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자들이 강제로 밀고 들어와 어쩔 수 없이 바리케이드를 치우는 모습까지 나왔다. 폐막식이 끝난 후에야 모든 통제가 풀렸다.
셔틀버스 운영, 경기장별 동선 관리 등도 아쉬움이 남았다. 셔틀버스의 경우 갑작스럽게 시간이 변경되는 경우가 잦았다.
항의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버스는 오지 않는다. 혹여 물어보기라도 하면 현장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면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다”고 답할 뿐이다.
대신 누군가 나서 어필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어필이 강하면 강할수록 대응도 빠르다. 없던 버스가 갑자기 등장하기 일쑤였다.
경기장 이동 동선도 마찬가지다. 경기장마다 여러 출입구가 있지만, 한 구역으로 한정한 곳이 적지 않았다. 관중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입장을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걸어서 5분 거리의 경기장을 이동하는데도 출입구를 정반대로 해놓으니 20~30분씩 가야 했다. 현장 관리자조차 “걷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돌아가더라도 셔틀을 타라”고 했을 정도다.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대회라 할 수 있다. 이렇다 할 잡음도 없었고, 문제도 없었다. 이 정도 규모의 대회를, 이 정도로 치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중국의 국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완벽하지는 않았다. 예전 중국과 비교해 많이 변했고, 좋아진 것은 맞다. 미국과 함께 ‘G2’라 한다. 초강대국이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스러운, 묘하게 무질서하고, 꽉 막힌 면은 또 남아 있다. 여러 의미의 놀라움이 있는 나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재확인할 수 있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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