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뼈빠지게 일해야"…택시 기사 죽음 내몬 편법 사납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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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사납금 22만원 내려면 12시간 뼈 빠지게 일해야 해. 걷지도 못해 죽음이야 죽음."
8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기사식당에서 만난 70대 법인택시 기사 A씨가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코로나 전만 해도 사납금이 17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22만원 정도가 됐다"며 "법인택시는 2교대 시스템이지만 요즘 택시 기사가 없어 나 혼자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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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시 개입해야 완전월급제 가능…법대로 해야"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하루에 사납금 22만원 내려면 12시간 뼈 빠지게 일해야 해. 걷지도 못해 죽음이야 죽음."
8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기사식당에서 만난 70대 법인택시 기사 A씨가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사납금을 못 채우면 사비로 메우거나 월급에서 깎는다"며 "운이 좋아야 수익이 난다고 해서 택시 기사를 '운수업' 종사자라고 한다"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A씨의 택시에 탑승해 인터뷰를 이어갔다. A씨는 편법적인 사납금제의 폐지와 완전월급제의 정착을 회사에 요구하며 분신한 방영환(55)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H운수 분회장의 사망 소식에 "버티기 힘드니까"라며 "같이 먹고 살아야 하는데 자기들만 먹고 사니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사납금제는 법인택시 기사가 당일 수입의 일부를 회사에 내고 남은 초과금을 회사와 분할해서 가져가거나 모두 가져가는 제도를 말한다. 사납금을 충당하지 못해 사비로 내고 과로, 과속이 이어지는 폐해가 불거져 폐지됐다.
2021년 1월1일 사납금제 대신 택시 기사의 수입 전액을 회사가 받고 '주 40시간'에 해당하는 월급을 주는 완전월급제가 도입됐지만 법인택시 현장에서는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이날 택시를 수차례 탑승하며 만난 서울 지역 택시 기사들은 여전히 변형된 형태의 사납금(월 기준금)을 납부하고 있었다.
7년 차 경력의 택시 기사 송모씨는 "회사마다 사납금이 다른데 우리 회사는 16만5000원이며 초과금은 회사와 5대5로 나눈다"면서 "보통 2교대로 택시 한 대를 운행하는데 오전 근무자는 손님이 적어 사납금 채우기도 벅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근을 하면 월급이 늘어나지만 한달에 26일 일해야 하기 때문에 만만치가 않다"며 "사납금이 1만~2만원만 줄어도 부담이 확 사라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택시 기사 이모씨도 "사납금 제도가 여전히 많다"며 "일을 게을리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걱정해 완전월급제를 도입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어떤 회사는 타협하면서 맞춰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완전월급제를 하려면 서울시나 정부 기관이 개입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택시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2월 서울 택시 기본요금을 크게 올렸지만 택시 기사의 처우는 나아지지 않았다. 요금 인상에 맞춰 사납금을 올렸기 때문이다.
A씨는 "코로나 전만 해도 사납금이 17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22만원 정도가 됐다"며 "법인택시는 2교대 시스템이지만 요즘 택시 기사가 없어 나 혼자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주요 교통 통계 '택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택시 기사는 7만1730명이며 법인택시 기사는 2만2603명이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5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사업주의 불법행위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고용노동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냐"며 "(방영환씨 분신의) 가장 큰 책임은 미리 예방하지 않고 방기한 고용노동부에 있다"고 질타했다.
이삼형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정책위원장은 "고용노동부뿐 아니라 서울시도 법대로 현장 감독을 하고 처벌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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