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은 많은데 의사가 없다…정신과 의사수, OECD 최하위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는 가운데 국내 정신과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수 자체가 부족한 데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처우가 나은 민간병원이나 개원을 선호하면서 중증 환자들이 많이 몰리는 국립정신병원은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건예산 중 정신건강 분야 1.9% 뿐…우울증 진료 작년 '100만명' 넘어
10일 '정신건강의 날' 맞아 체계적 대책 마련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권지현 기자 =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는 가운데 국내 정신과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가 연간 100만명을 넘어선 데다 일부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의 정신질환 병력이 부각되면서, 정신질환자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치료 체계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 강은미 의원(정의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인구 1천명당 정신과 의사 수는 2020년 기준 한국이 0.08명으로 그 해 통계가 있는 29개국 평균 0.18명의 절반 이하였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멕시코(0.01명), 콜롬비아(0.02명), 터키(0.06명) 등 3곳뿐이었다. 2020년 통계가 없는 7개 국가의 최근 수치를 봐도 모두 한국보다 높았다. 복지부는 OECD 건강 통계에서 수치를 확인했다.
정신과 의사가 부족한 원인이 의대생들 사이에서 정신과의 인기가 없기 때문은 아니다.
전국 48개 병원의 올해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정신건강의학과는 모집 정원 97명에 142명이 지원해 1.4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보다는 정부와 의료계의 정신건강 분야 투자가 부족한 탓이 커 보인다.
올해 정부 보건예산 중 정신건강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1.9%(3천158억원)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의사 수 자체가 부족한 데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처우가 나은 민간병원이나 개원을 선호하면서 중증 환자들이 많이 몰리는 국립정신병원은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복지부가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립정신병원 5곳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충원율은 41.2%에 그쳤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38.4%, 국립공주병원과 국립부곡병원이 27.2%, 국립춘천병원이 42.8%였다.
중소 규모 정신과 병·의원이 급속히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연구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서울 시내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은 232곳(76.8%)이나 증가했다.
정신과 의사가 부족한 것과 달리 정신과 병상 수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과잉에 가까웠다. 수용·입원 위주의 환자 관리·치료 관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가 강은미 의원에 제출한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2019년 인구 1천만명당 정신병상 수는 1.24개로, OECD 회원국 중 일본(2.57개), 벨기에(1.41개), 독일(1.30개) 다음으로 많았다. 회원국 평균인 0.65개의 2배에 가까웠다.
정신과 의사 부족 현상이 심한 상황에서, 대표적인 정신 질환 중 하나인 우울증 환자는 증가 일로를 걷고 있다.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8년 75만2천976명, 2019년 79만9천11명, 2020년 83만2천378명, 2021년 91만5천298명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작년에는 100만744명으로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의 필수의료라고 할 수 있는 정신응급 등 급성기 치료는 사고 위험이나 난도에 비해 보상 수준이 낮아서 (의사들이)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급성기 치료를 조기에 서둘러서 하고 지역사회로 복귀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OECD 국가의 인구 1천명당 정신과 의사 수(2014~2020년)
※ 자료 OECD 건강 통계
bkkim@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핵펀치' 잃은 58세 타이슨, 31세 연하 복서에게 판정패 | 연합뉴스
- 李, '징역형 집유' 선고 이튿날 집회서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 연합뉴스
- '오징어게임' 경비병으로 변신한 피겨 선수, 그랑프리 쇼트 2위 | 연합뉴스
- 학창 시절 후배 다치게 한 장난…성인 되어 형사처벌 부메랑 | 연합뉴스
- 주행기어 상태서 하차하던 60대, 차 문에 끼여 숨져 | 연합뉴스
- 아내와 다툰 이웃 반찬가게 사장 찾아가 흉기로 살해 시도 | 연합뉴스
- 페루서 독거미 320마리 밀반출하려다 20대 한국인 체포돼 | 연합뉴스
- 성폭력 재판 와중에 또 악질 성범죄…변명 일관한 20대 중형 | 연합뉴스
- 의문의 진동소리…옛날 가방 속 휴대폰 공기계 적발된 수험생 | 연합뉴스
- 김준수 협박 금품 갈취한 아프리카TV 여성 BJ 구속 송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