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물텀벙이·세숫대야냉면… 사라진 향토음식 특화거리
공모사업 등 지자체 실질적 대책 목소리
“거리 전체가 향토음식 가게로 가득했는데, 이제는 얼마 없네요.”
8일 오후 2시께 인천 동구 화평동의 ‘세숫대야냉면거리’. 거리 명칭과는 달리 냉면집은 드문드문 있는 반면 한식뷔페나 옷집 등 거리와 관계없는 가게들이 냉면집이었을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허름한 냉면 가게 벽에 붙여 놓은 맛집 방송 출연 포스터는 빛이 바래 있었고, 건물은 녹슬어 있었다.
정찬금씨(84)는 “옛날에는 이 거리가 전부 냉면집이었고 손님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며 “어느 순간 냉면집이 하나 둘 사라지며 사람들의 발길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리 특성이 사라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같은 날 오후 4시께 미추홀구 용현동 ‘물텀벙특화음식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 20여년 전 10곳이 넘었던 물텀벙이 식당은 이제 3곳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물텀벙이 식당이 사라진 자리엔 분식집, 쭈꾸미 가게 등이 들어서 있었다.
물텀벙이 가게 주인 60대 조모씨는 “20여년 전엔 매일 장사가 잘 됐는데, 요즘 평일엔 손님을 찾기 힘들다”며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결하지 못해 다들 가게를 팔고 나갔다. 주차장을 만드는 등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지역의 향토음식 특화거리에 대표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사라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며 외면받고 있다. 거리 활성화를 위한 지자체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시에 따르면 인천지역의 향토음식 특화거리는 모두 11곳이다. 그러나 동구 화평동에 있는 ‘화평동세숫대야냉면거리’는 10년 전보다 냉면가게가 절반이 없어졌다. 중구 밴댕이회무침거리도 10년 전과 비교해 밴댕이회무침가게가 39곳에서 28곳으로 줄었다.
지역 안팎에서는 지자체가 특화거리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지원책 대신 보여주기식 행정만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추홀구와 중구 등은 특화거리 식당에 도마 등의 위생용품만 지원하고 있으며, 인천시는 군·구가 추천하는 일부 특화거리에만 홍보영상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원의 전부다.
정경완 한국외식산업연구소 연구원은 “관광객은 그 지역의 특색이 있는 음식거리를 많이 찾기에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향토음식 특화거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부 향토음식 특화거리는 가게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기 쉽지 않다”며 “공모사업 지원, 상인회 이벤트 등 지자체 차원에서 다양한 활성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홍보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며 “모든 지역 음식특화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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