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간다던 국제 유가 주춤…에경원 "4분기 80弗대 전망"
"감산 연장에 공급 감소, 실물경제 위축에 수요도↓"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최근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 같다는 국제 유가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과연 급등하던 유가가 단기간 숨고르기 국면에 돌입한 것인지, 연말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지 4분기와 내년 상반기 국제 유가 향방에 주목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제 전망치와 달리 4분기께 배럴 당 80달러 대 후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관측했다.
9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국제원유 시항과 유가전망' 연구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두바이유 가격은 기준유가 시나리오에서 배럴 당 85.76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제 시장에서 예측한 배럴 당 100달러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이보다 더 낮은 배럴 당 83.40달러로 내다봤다.
앞서 국제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고유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말까지 국제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에경원에서 이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관측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달 20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국제 원유 가격 벤치마크(기준)인 브렌트유 12개월 후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93달러에서 1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12개월 후 서부텍사스유(WTI)도 배럴당 88달러에서 95달러로 상향 전망했다.
미국 투자시장에서 이같이 전망한 배경은 올해 하반기 원유 시장에서는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는 반면 중국 수요가 견고할 것이란 점에서 나왔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지난달 초 하루 100만 배럴의 감산 정책을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내수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휘발유와 경유 수출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요는 견고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봉쇄 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수요가 견고하다는 점에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OPEC플러스의 감산 연장 발표 이후 두바이유 등 국제 유가는 모두 급등했고 이에 연동한 국내 유가도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단기에 급락하는 모습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29일 배럴 당 93.23달러까지 올랐던 두바이유는 지난 5일 85.55달러로, 즉 6일 만에 7.42% 하락했다.
단기에 급락한 배경 중 하나는 숨고르기로 풀이된다. 단기에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잠시 하락한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화 강세도 영향을 미쳤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단기에 숨가쁘게 오른 만큼 가격이 급등한 부분이 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수요가 예상보다 적어질 것이란 관측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최근 국채 금리가 상승했는데 이는 달러가 강세란 뜻이다. 다시 말하면 달러로 표시된 원유 가격은 상대적으로 약세, 즉 하락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에경원의 관측이 80달러 후반에 머물 것이란 다소 보수적인 관측이 나온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OPEC+가 감산 정책을 연말까지 연장한다는 발표가 나오기 전인 7월에 발표됐기 때문이다. 즉 공급이 추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예측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작용했다.
하지만 에경원은 공급 감소분을 추가로 반영해 전망치를 조정하더라도 수정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 수요 역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 실장은 "리포트를 낼 당시만 해도 러시아와 사우디의 감산 정책이 10월까지만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공급량을 예측했는데, 발표 이후 12월까지 추가 연장되면서 공급 부족 이슈가 크게 불거졌다"며 "이를 고려하면 유가 전망치를 더 올려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국채 금리가 급등한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실물 경제가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수요도 7월에 예상했던 것만큼 견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좀 더 정확하게 계산해야 수정치를 정교하게 뽑아낼 수 있지만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 유가는 약 87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내 유가는 통상적으로 국제 유가가 움직인 2주 후에 반영된다. 이달 첫째주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국제 유가 하락분이 반영되지 않은 채 아직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6.3원 상승한 ℓ(리터) 당 1796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은 13주 연속 상승 중이며, 지역별로는 서울이 전주 대비 4.0원 상승한 1876.8원으로 전국 평균가 대비 80.8원 비쌌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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