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페이커 친필 사인 90만 원"…중국에선 신앙이었다

김건일 기자 2023. 10. 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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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천 국제공항으로 귀국한 페이커 이상혁.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김건일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 국가대표로 출전한 '페이커' 이상혁은 사인 공세에 시달렸다. 중국 팬들은 물론 취재진, 심지어 자원봉사자까지 이상혁은 나타나면 잠시 본분을 잊고 페이커를 외치며 펜을 내밀었다.

흥미로운 장면은 이들이 이상혁에게 받은 사인을 '사진으로' 공유한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이들이 받은 사인을 자신의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스마트폰 앨범에 담겨 있는 사인이나 이상혁과 함께 찍은 사진도 공유 대상이었다. 이들이 찍은 사진은 현장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연락처에 있는 지인들에게 향했다. 사진 한 장이 삽시간에 중국 전역으로 퍼진 것이다.

이상혁을 보기 위해 몰린 수 많은 중국 취재진과 이번 취재 일정을 함께한 가운데 한 중국 여 기자는 "이상혁의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한국 취재진과 활발하게 소통했다. 이상혁을 보기 위해 한국에서 열렸던 경기(LCK)를 찾았을 정도로 열정적인 팬이었다. 한국에서 교환학생 경력이 있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 ⓒ연합뉴스

"왜 중국 팬들은 페이커의 사인을 사진을 찍어서까지 공유하는지" 묻자 이 기자는 고민하지 않고 "그냥 너무 인기가 많아서"라고 짧게 답했다.

계속해서 "페이커의 사인은 5000위안(약 92만 원)에 거래된다"며 "만약 이상혁이 사인하는 영상이 담겨 있으면 금액이 더 올라간다"고 귀띔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관심도가 커진 가운데 대회를 앞두고 로이터 통신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목할 선수로 이상혁을 선정하면서 "페이커라는 프로게이머 활동명으로 더 잘 알려진 이상혁은 'e스포츠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불린다. 최근 10년 동안 페이커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지배했다. e스포츠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초로 정식 종목이 되면서, 페이커는 이번 대회 가장 매력적인 카드가 됐다"고 치켜세웠다.

▲ ⓒ연합뉴스

이상혁의 인기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뜨거웠다. 대회 초반 선수촌 내에서 이상혁을 만나 사진을 찍었다는 '인증샷'이 SNS를 달궜다. 성별이나 종목 국적을 가리지 않았다. '케리아' 류민석은 "상혁이 형이 선수촌에서 식당을 지나갈 때마다 사진 찍으려는 웨이팅이 걸린다"며 "상혁이 형이 다 찍어 주더라. (사람들이) 엄청 많은 데에도. 그런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다. 재미있었다"고 놀라워했다.

페이커를 쫓아다닌 중국 팬들에게 '왜 페이커가 좋은지 묻자' 돌아오는 답변은 특별하지 않았다. 이들은 "그냥 전설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상혁이 2013년 데뷔하고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유지하며 e스포츠계에서 활동하는 것 자체를 높게 평가하고 팬으로서 감사하다는 의미였다.

중국 기자는 기자에게 "왜 한국에선 페이커의 안티 팬이 있는지"도 물었다. 중국에선 신앙과 같은 존재인데 한국에선 팬과 안티팬이 갈려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 ⓒ연합뉴스

김정균 감독과 이상혁 주장이 이끈 한국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대표팀은 4강전에서 중국에 이어 결승전에서 대만을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이상혁은 다시 T1 미드라이너로 돌아와 리그 오브 레전드 2023 월드 챔피언십을 준비한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5년 만에 열리는 가운데 여러 중국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한국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단연 이들 중 대부분이 "페이커가 최우선 취재 대상"이라고 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일원 6개 도시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16갈 간 열전을 마무리하고 8일 폐회식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종합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금메달 201개, 은메달 111개, 동메달 71개로 41년 간 11회 연속 종합 1위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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