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예산도 싹뚝싹뚝…4개 사업은 전액 삭감
주요 청소년 예산 사업 대폭 삭감돼
동아리 지원, 성인권 교육 등은 전액 삭감
여가부, '재정평가 미흡' 이유댔지만
현장에선 "우수하다는 평가 받아왔다"
범청소년 관련 단체 공동 대응키로
정부 긴축 재정 기조의 불똥이 청소년 정책으로까지 튀었다. 여성가족부가 내년도 청소년 활동 예산 183억을 삭감했는데, 예산을 전액 삭감된 일부 사업은 폐지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6월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다양한 청소년 활동을 촉진하겠다는 '약속 2호'를 발표하면서 청소년 정책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불과 4개월 만에 예산을 삭감하며 모순적인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전국 151개 청소년 단체는 예산삭감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청소년 예산 삭감은 미래를 삭감하는 것"이라며 예산 삭감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디지털 성폭력 증가하는데" 관련 예산 전액 삭감
내년도 여성가족부 예산안에 따르면, 청소년정책 예산이 전년 대비 6.9% 삭감됐다. 그중 예산이 조정되는 사업은 청소년국제교류, 방과후활동, 사회안전망구축, 정책참여, 활동지원, 장애·학교성인권교육 등 6개 사업이다.
그중 청소년국제교류, 정책참여, 활동지원, 장애·학교성인권교육 등 4개 사업은 전액이 삭감됐다. 방과후활동, 사회안전망구축 등 2개 사업은 사업방식이 변경되며 예산이 감축됐다.
가장 큰 폭으로 삭감된 것은 청소년 활동 지원 사업이다. △청소년프로그램 공모사업 △청소년어울림마당(축제) △청소년 동아리를 지원하는 이 사업은 37억 전액이 깎였다.
여가부는 재정평가 등을 이유로 예산을 삭감한다고 밝혔지만, 예산이 조정된 사업들은 모두 사업평가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진곤 비대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가 보조를 받으면 국가에서 평가하게 되어있는데, 예산 대비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종료되었다고 청소년 국제교류 지원사업도 128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여가부 주관행사를 스스로 파행 운영하고, 그 책임을 청소년에게 물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비대위는 "전액 삭감 시 다시 예산을 세우기 어렵다"며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가부는 학교폭력 117 전담 인력 사업을 종료하고 심리 클리닉이라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인데, 이것도 현장 상황에 맞지 않다.
현재 학교 밖 청소년이 폭력 상담과 신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은 117이 유일하다. 자퇴·유예 등 학교를 나간 청소년은 법적으로 '학생' 신분이 아니라서 학교나 교육부의 보호·지원을 받기 어렵다. 그런 와중에 117 인력까지 줄이면 신속한 신고와 수사가 더뎌져 공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청소년 사업은 대부분 국비와지방비을 절반씩 부담해야 하는 '매칭펀드' 방식이므로 예산이 삭감되면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비 지원이 없으면 지자체에서도 예산을 편성할 의무가 없어져 사업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또, 청소년들의 디지털 성폭력 피해 및 가해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관련 성교육 예산 5억 6천을 전액 삭감했다.
이명화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대표는 "본 사업은 지난 10년간 운영하며 성별 구분 없이 의식변화를 가져왔다"며 "성인권 교육 사업 폐지는 이번 정부가 무슨 철학을 가지고 정책을 펼치는지 명백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청소년 단체들, 1인시위·궐기대회 등 강력 반발
청소년 활동 예산 183억 원을 전액 삭감이 예고되자 청소년 관련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5일 전국 151개 청소년 단체가 모인 전국청소년예산삭감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 예산 삭감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비대위 권일남 상임대표는 "청소년정책 예산은 전국의 청소년이 자신의 잠재능력을 발휘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던 마중물예산"이라며 "여가부는 반드시 사라진 청소년 정책 예산을 살리라"며 규탄했다.
한편 비대위는 예산 전액 삭감 철회를 위해 오는 10일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고, 28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앞에서 '전국청소년지도자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 이 기사는 8일자로 노컷비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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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류효림 인턴기자 nocutnew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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