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한 느와르 '화란' 의미 두 가지

조연경 기자 2023. 10. 9. 05: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을 프로덕션 비하인드다.

영화 '화란(김창훈 감독)'이 오는 1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프로덕션 비하인드 세 가지를 공개했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다.

첫 번째 프로덕션 비하인드는 '화란'이라는 제목에 숨겨진 비밀이다. 연규가 지옥 같은 세상에서 벗어나 엄마와 함께 떠나고 싶어 하는 네덜란드의 음역어인 화란(和蘭)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화란(禍亂)은 재난과 난리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연규의 유일한 희망인 네덜란드를 의미하는 동시에 정 반대편의 의미인 재난을 뜻하는 '화란'이라는 제목은 연규의 처절한 현실을 암시하며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다. 연규가 치건과 함께하기 시작하며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상황을 빗댈 수 있는 의미이기도 한 영화 제목 '화란'의 다양한 의미는 관객들에게 더욱 짙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두 번째 프로덕션 비하인드는 숨겨진 캐스팅 비화다. 섬세한 연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을 신예 배우들부터 믿고 보는 대세 배우의 합류까지 '화란'으로 뭉친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신선한 조합으로 특별한 시너지를 선사한다. 특히 첫 호흡임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스크린에 수놓는 이들의 탁월한 앙상블은 영화에 진한 감성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높인다. 첫인상부터 강렬하고 낯선 느낌으로 김창훈 감독의 마음속에서 연규 역에 적임자로 자리한 홍사빈과 각본을 본 뒤 작품에 매료돼 노 개런티 출연을 자처한 송중기, 폭넓은 소화력으로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하얀 역에 참여하게 된 김형서까지 세 배우는 깊이 있는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마지막 프로덕션 비하인드는 리얼한 구현으로 완성된 명안시의 독보적인 분위기다. 제작진들의 특별한 노력으로 설계된 가상 도시 명안시는 연규와 치건, 하얀이 살고 있는 동네로 어떤 변화와 발전도 없는 채 고여 있는 공간이 주는 특유의 폐쇄적인 느낌이 온전히 담겨 있어 영화의 몰입도를 더한다. 특히 천고와 폭이 좁고 긴 구조로 답답한 느낌을 주는 연규의 집부터 오래된 다방을 개조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치건의 사무실까지 각 캐릭터의 환경을 반영한 공간 연출은 쉽게 지울 수 없는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를 높인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와 28일 부산국제영화제를 공식 초청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 받으며 국내외 관객들을 먼저 만난 '화란'은 11일 정식 개봉해 본격적인 상영 레이스를 시작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