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자물가 급등 서민 고통도 심화…관리 만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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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심상치 않다.
통계청과 동남지방통계청은 9월 부산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8%나 상승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는 한국전력이 최근 신임 사장 선임 이후 경영난 타개를 위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그러나 물가가 단순한 전망이나 기대로 잡힐 수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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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심상치 않다. 통계청과 동남지방통계청은 9월 부산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8%나 상승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 3월(4.1%) 이후 최고 수준이고, 8월(3.4%)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이다. 전국 평균(3.7%)보다 0.1% 포인트 높다. 울산과 경남도 3.9%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지난달 고물가는 농산물 가격과 국제 유가가 이끌었다. 부산의 9월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6.0%로 8월(3.5%)의 배 가까이 확대됐다.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는 한때 100달러 수준에 근접했다.
공공 민간 할 것 없이 이미 가파른 상승세인 물가 때문에 국민 피로도는 이미 상당하다. 올 1, 2분기 전기 요금 인상 이후 지난 여름 청구서를 보고 놀란 가정은 한둘이 아니다. 9월부터는 도시가스 요금도 상향 조정됐다. 부산의 경우 10여 년 묶여 있던 시내버스 마을버스 도시철도 요금이 지난 주 각각 150~350원 올랐다. 특정액수 교통카드 충전으로 해결 가능했던 대중교통 이용횟수가 확 줄어들었다. 택시비는 이미 기본요금이 1000원이나 인상됐다. 이제 식당에서 메뉴판을 보면 한 줄에 3000원 짜리 김밥도 찾기 어려워졌다. 코로나19 사태 3년간 영업 부진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듯 이미용 등 각종 서비스 요금도 급등한다. 안 오른 건 월급뿐이라는 한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나라 안팎 사정이 향후 물가 관리에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국제 유가 변동 폭이 너무 크다.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겨우 진정세인 유가가 언제 다시 급등세를 탈지 모른다. 2년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세계 이상기후 등 여파로 곡물과 원자재 가격 역시 매우 불안정하다. 설탕 밀가루 올리브유 팜유 등은 주요 생산지의 가뭄과 폭염 등으로 수확량이 대폭 줄어 국제 가격이 천정부지다. 수입 곡물 가격 인상분이 본격 반영되는 시기가 되면 국내 물가는 다시 한번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 제과제빵 원료로 사용되는 흰우유는 최근 ℓ당 88원(8.8%) 가격이 올라 아이스크림 빵 과자 값 동반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는 한국전력이 최근 신임 사장 선임 이후 경영난 타개를 위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정부는 10월 이후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물가가 단순한 전망이나 기대로 잡힐 수 있는 게 아니다. 국내외 여건, 소비자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정책 결정이 요구된다. 전기료 도시가스료 등의 원가 반영률을 현실화한다는 명분으로 갑작스럽게 요금을 올리면 서민 고통이 너무 심화된다. 공공요금의 경우 인상이 불가피한 부분이 있더라도 전체적인 경기 흐름에 맞춰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자칫 고물가 기조에 편승해 제품 가격을 올리고 폭리를 취하는 개인이나 기업이 없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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