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지진의 트라우마, 음악 영화로 치유됐으면

이원 기자 2023. 10. 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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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하나와 앨리스' '릴리슈슈의 모든 것' 등의 영화로 많은 한국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일본 영화의 거장 이와이 ��지 감독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BIFF)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키리에의 노래'로 부산을 찾았다.

감독은 "동일본 대지진을 테마로 표현하는 것은 사실 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대신 지진과 개인 에피소드 사이에 있는 것은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제작했다"며 "다만 당시에는 이 이야기가 완성이 덜 됐고, 엔딩도 조금 마음에 안 들었었기에 12년이 지나 '키리에의 노래'라는 영화로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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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들고 부산 찾은 일본거장- 이와이 ��지 ‘키리에의 노래’

- “BIFF, 형제·동창처럼 친근감
- 12년 걸린 3시간 버전 봐주길”

‘러브레터’ ‘하나와 앨리스’ ‘릴리슈슈의 모든 것’ 등의 영화로 많은 한국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일본 영화의 거장 이와이 ��지 감독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BIFF)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키리에의 노래’로 부산을 찾았다.

일본의 이와이 ��지 감독이 지난 6일 ‘키리에의 노래’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보내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의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키리에의 노래’ 기자간담회서 ��지 감독은 “BIFF 3회 때 ‘4월 이야기’로 처음 초청받았다. (BIFF는) 저와 같이 발전해 온 영화제라는 생각이 있어 형제처럼, 동창처럼 느껴지는 친근감이 있다”며 “그런 영화제에 새 작품으로 올 수 있어 정말 반갑다”며 오랜만에 BIFF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키리에의 노래’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아이나 디 엔드), 자신을 지워버린 친구 잇코(히로세 스즈),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마츠무라 호쿠토), 세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들려주는 영화다.

배경에는 일본 사람들에게 큰 상처로 남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깔려 있다. “제가 일본 센다이에서 나고 자랐다. (동일본 대지진 때) 제 고향이 큰 피해를 입었다. 언젠가 영화로 다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타이밍이 12년 지난 지금이 됐다”고 그는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꽃이 핀다’라는 곡의 작사를 했고 이후 ‘꽃이 핀다’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는데, 본업인 영화로 당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는 것이다. 감독은 “동일본 대지진을 테마로 표현하는 것은 사실 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대신 지진과 개인 에피소드 사이에 있는 것은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제작했다”며 “다만 당시에는 이 이야기가 완성이 덜 됐고, 엔딩도 조금 마음에 안 들었었기에 12년이 지나 ‘키리에의 노래’라는 영화로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BIFF에서 상영되는 ‘키리에의 노래’는 상영시간 178분의 디렉터스 컷 버전이다. ��지 감독은 “2시간짜리 영화에 1시간의 공연이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며 “다만 나라마다 조금 정서가 달라 2시간으로 줄여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정말 힘들게 편집했다. 2시간 버전을 봐주신 분들이 관심을 갖고 3시간 버전을 꼭 봐주실 것이라는 믿음에서 편집했다”고 말했다(국내에서는 2시간 버전으로 10월 중 개봉 예정이다).

노래로 말하는 키리에 역을 맡은 일본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첫 연기에 도전한 아이나 디 엔드가 영화를 위해 7곡을 작사·작곡했으며, 이중 후반부 바다 장면에 흐르는 ‘혼자가 좋아’는 ��지 감독이 작사에 참여했다. “지진과 쓰나미 피해는 다 해결된 것이 아니고 계속 함께해야 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는 ��지 감독. 영화로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힘이 ‘키리에의 노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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