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윳돈’ 1년새 14% 급감… 고금리에 이자 급증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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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늘면서 가계의 올 2분기(4∼6월) 여윳돈이 지난해보다 1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전국 가계의 월평균 흑자액은 114만1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3.8%(18만2000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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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소득도 1년새 11만원 줄어
8월 소비 3년반만에 최대폭 감소
“3高로 수출 이어 내수까지 위축”
● 가계소득 안 느는데 ‘빚 부담’ 더 커져
가계 흑자액은 가계소득에서 세금, 연금, 이자 등을 비롯한 비(非)소비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에서 다시 소비지출을 제외한 여윳돈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계 흑자액은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줄고 있다. 감소 폭도 지난해 4분기(10∼12월) ―2.3%에서 올 1분기(1∼3월) ―12.1%로 커졌다.
가계에서 여윳돈이 부족해진 것은 이자비용 급증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 지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해 2분기 7.1%에서 3분기 19.9%, 4분기 28.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 1분기에도 이자 지출 증가율이 42.8%를 기록해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올 2분기 가계가 이자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13만1000원으로 2006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였다.
이자 비용 급증으로 올 2분기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83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2.8%(11만2000원) 줄어든 것으로 2006년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소득이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올 상반기(1∼6월) 가계부채는 오히려 더 늘었다”며 “가계 흑자는 줄고 부채는 늘고 있어 앞으로가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 물가, 환율 부담 커지며 내수 압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국내 고금리 기조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7% 오르면서 8월(3.4%)에 이어 3%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가 물가를 끌어올린 결과다. 정부 안팎에서는 평균 3.3% 수준으로 예상했던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고유가 때문에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 8월 초부터 달러당 13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 역시 악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가 역대 최대인 2.0%포인트로 벌어졌지만 국내 가계부채 수준을 감안하면 금리를 올려 고환율 상황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금리, 고유가에 동반된 고환율은 물가 압박 등을 통해 가계와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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