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로 깻잎 싸먹어야 하나

황지윤 기자 2023. 10. 9.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깻잎 100g, 삼겹살 100g보다 비싸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에서 시민들이 채소류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채소 없이 고기만 구워 먹어야겠어요.” 캠핑 여행을 앞둔 이모(30)씨는 온라인으로 장을 보다가 채소 가격에 깜짝 놀랐다. 쌈채소 등 신선 먹거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 폭우·폭염 등 이상기후로 깻잎 가격이 급등해 삼겹살보다 비싸지면서 “삼겹살로 깻잎을 싸먹는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고기를 구울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상추, 깻잎 등 쌈채소 가격이 1년 전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0g 기준 청상추는 1821원으로 1년 전(1203원)보다 51.4%, 깻잎은 3165원으로 1년 전(2755원)보다 14.9% 비싸졌다. 대파 1kg 가격도 3849원으로 1년 전(3151원)보다 22.2% 올랐다. 고기와 곁들여 쌈장에 찍어 먹는 풋고추(28.3%), 오이(9.8%) 등도 1년 전보다 비쌌다.

반면 돼지고기·소고기 등 축산물 가격은 작년보다 떨어지면서 고기보다 일부 쌈채소가 비싸지기도 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소고기 안심 1+ 등급의 100g당 가격은 1만3976원으로 지난해보다 11.5% 저렴했다. 100g 기준 국산 삼겹살 가격은 2665원, 목살은 2496원으로 작년보다 4%가량 떨어졌다. 삼겹살과 목살 모두 100g 기준으로 깻잎보다 저렴했다. 깻잎 100g은 계란 10알(3305원)과 맞먹는 수준의 가격이다.

올여름 폭우·폭염 여파로 깻잎과 상추 등 쌈 채소 가격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청상추 100g은 1821원으로 1년 전보다 51.4% 올랐다. 사진은 8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청상추를 집어드는 모습. /연합뉴스

이런 추세가 이어지자 대형마트에선 신선 농산물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냉동 야채나 건채소 등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채소값이 너무 비싸서 냉동 믹스(mix)를 대신 샀어요.” 마켓컬리 등 온라인 유통업체의 ‘냉동 야채’ 상품 후기에 이런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여러 개를 사기 부담스럽다 보니 당근·감자·브로콜리 등 여러 채소가 손질돼 섞여 있는 냉동 상품을 사뒀다가 요리할 때마다 조금씩 쓰는 알뜰한 소비자들이 느는 것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냉동 과일과 채소 매출은 1년 전보다 약 9% 늘었다. 냉동 마늘(60%)과 고추류(110%) 등이 잘 팔렸다. 건채소 매출도 16% 늘었다. 건나물(6%)와 인삼·더덕(18%), 건버섯(42%) 등이 인기다. 대형마트는 나들이 철 먹거리 할인 행사에 나섰다. 이마트는 오는 11일까지 ‘가을 나들이·캠핑 먹거리 할인전’을 열고 배와 고구마 등 제철 과일과 채소 등을 최대 30% 할인한다. 롯데마트도 11일까지 캠핑용 삼겹살, 소고기와 쌈 채소, 파채, 샐러드 등을 할인 판매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