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글쓰는 AI, 아직 멀었다
미국의 작가협회 격인 ‘오서스 길드(Authors Guild)’가 작가들의 작품을 허락 없이 AI(인공지능)의 머신러닝에 투입한 AI 회사들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AI 회사들에 투입된 작품을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툴이 있는데 조지 R.R. 마틴, 알렉산더 지, 스티븐 킹 같은 유명 소설가들이 자신의 작품이 검색 결과에 뜨는 것을 보고 소셜미디어상에서 크게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해당 AI 회사들은 머신러닝에 안 쓴 작품이 없을 정도로 거의 무차별적으로 작가들의 동의 없이 작품들을 투입했다.
AI는 머신러닝이라는 학습 과정을 지속적으로 거쳐야 한다. AI가 “제대로 된 문장” 혹은 “제대로 된 글”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제대로 된” 문장과 글을 학습해야 한다. 여기서 ‘제대로 된’이 중요하다. AI는 엉망인 글은 쉽게 쓰지만 ‘제대로 된’ 인간이 쓴 글처럼 앞뒤가 맞고 각 단어와 문장이 문맥에 알맞게 선택된, 추상적 개념이나 시상(詩想)이 뚜렷하게 전달되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문법적으로만 올바른 글로는 부족하다. 현재 AI는 많이 전진하긴 했으나 인간을 따라잡기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다. 그래서 앞서 말한 AI 회사들은 미국 최고 작가들의 가장 완성도 높은 생산품인 작품을 머신러닝에 투입한 모양이다.
번역가는 적어도 1990년대부터 시작된 기계 번역의 긴 역사 때문에 작가보다 훨씬 오랫동안 착취(?)를 당해왔다. 거의 모든 번역 AI들은 인터넷의 웹 스크래퍼(데이터를 추출하는 기술)를 통해 저작권이 살아있는 번역물도 해당 번역가의 허락 없이 AI의 머신러닝에 투입했다. 이런 일이 지속된지 오래지만, 나는 AI가 인간 번역가를 따라잡은 작품을 아직 보지 못했다.‘제대로 된’ AI 작가가 나오기 위해서는 현존하는 책보다 훨씬 더 많은 책이 필요할 터이니 작가들은 안심해도 될 듯하다. AI가 번역도 못 따라오는데 창작은 오죽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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