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기업 부담금 24조…'보이지 않는 증세' 전면 수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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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람객들은 극장에 입장할 때마다 티켓값의 3%를 영화발전기금으로 낸다.
한국 영화산업 발전과 진흥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물리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이다.
이처럼 부지불식간에 낸 입장권 부담금은 지난해만 179억원에 달했다.
법정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명분 아래 국민과 기업에 물리는 준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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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람객들은 극장에 입장할 때마다 티켓값의 3%를 영화발전기금으로 낸다. 한국 영화산업 발전과 진흥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물리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이다. 이처럼 부지불식간에 낸 입장권 부담금은 지난해만 179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영화 상영으로 이익을 얻는 사업자가 아니라 일반 관객의 주머니를 터는 탓에 오히려 영화시장을 위축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출국 때마다 1만1000원씩 내는 출국납부금 역시 국민이 잘 모른 채 무는 부담금이다. 지난해 출국자가 낸 돈은 667억원. 관광 진흥과 국제질병 퇴치 목적이라고 하지만 해외 관광에 대한 일종의 벌칙 성격으로 시대착오적이란 지적이 많다.
법정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명분 아래 국민과 기업에 물리는 준조세다. 1961년 도입되기 시작해 현재 90개에 이른다. 국제 문화·예술 교류 명목으로 여권 발급자에게 1만5000원을 징수하는 국제교류기여금,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업체가 내야 하는 학교용지부담금, 껌에 대한 폐기물부담금 등 종류도 갖가지다. 무분별한 신·증설을 막기 위해 2002년부터 부담금관리기본법을 시행했지만 시늉에 그치고 있다. 부담금 규모는 2002년 7조4000억원에서 20년 만인 지난해 22조40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내년에는 24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부담금 중 상당수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닌 일반 국민에게 부과·징수하는 데다 정책적인 기능마저 상실한 채 사실상 재정 충당을 위한 조세로 활용되는 실정이다. 조세와 달리 납부 저항과 국회 통제가 적고, 일반회계 대신 기금 또는 특별회계로 관리돼 정부 부처의 사업비로 쓰기 쉬워서다. 하지만 사실상 증세와 마찬가지로 가계 소비를 줄이고, 기업 투자를 위축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더욱 그렇다.
타당성이 떨어진 부담금은 없애고 과도한 부과 요율은 낮추는 등 대대적인 정비가 시급한 이유다. 출국 납부금, 영화관 입장권 부과금 등 정책 목적을 이탈해 단순 재정 충당용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것부터 폐지하거나 조세로 전환해야 한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로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 원칙을 위배할 뿐 아니라 양도세, 보유세를 통해 이중 부담을 초래하는 재건축부담금 등도 폐지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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