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마지막 국감, '재계 총수' 빼고 'CEO' 대거 소환
주요 그룹사 총수 대부분 1차 증인 명단서 배제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오는 10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여야의 국감 증인·참고인 채택 협상이 일단락된 가운데 재계는 일단 한숨 돌린 분위기다. 주요 그룹사 총수 대부분이 1차 증인 명단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다만 국감 진행 중에도 여야가 합의해서 추가로 증인 소환을 결정할 수 있어 총수들이 국감 막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9일 국회에 따르면 10대 그룹 총수 중 이번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된 인사는 없다. 다만 범위를 30대 그룹까지 넓히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시공사 하도급업체 갑질 의혹과 관련한 공정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16일 출석 요구를 받았다.
또한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티케이케미칼 인수 및 폴리사업부 폐쇄와 관련해 12일 중소기업벤처기업부·특허청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총수들은 빠졌지만, 30대 그룹 CEO(계열사 포함) 중에선 다수가 국감장 출석 요구를 받았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태풍 '카눈' 상륙 당시 해외 출장 골프 의혹) △현신균 LG CNS 대표(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실패 관련)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관련) △박영민 영풍그룹 대표(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문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튀르키예 챠나칼레 현수교 케이블설치공사 하도급 추가 공사비 미지급 관련) 등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와 함께 △구창근 CJ ENM 대표(대규모 구조조정과 퇴직 종용 의혹)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기술 흡수를 위한 중소벤처기업 합병 의혹 등) △박철희 호반건설 대표(벌떼입찰 관련) △문태식 카카오VX 대표(기술 탈취 및 아이디어 도용 의혹 관련) △김주관 네이버 비즈니스 CIC 대표(플랫폼에서 유통되는 가품에 대한 특허청의 관리감독 현황 점검 관련) △요코타 다케시 효성중공업 CEO(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 확인 등) △우정민 kt ds 대표(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 부당노동행위 의혹)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기업 총수 중에선 삼성(이재용)·SK(최태원)·현대차(정의선)·LG(구광모) 등 4대 그룹 총수(한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에 따른 정경유착 의혹 등)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실적 저조 등),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 관련), 이해욱 DL그룹 회장(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관련) 등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도 있었지만, 여야 협의 과정에서 배제됐다.
이와 관련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매년 국정감사 때면 국회가 기업 총수들과 경제인들을 무리하게 출석시켜 망신을 준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고,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용도로 증인 신청을 하는 등 제도를 남용한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경제 성장의 엔진이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에 국회가 불필요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 앞으로 있을 국정감사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부당하게 과도한 증인신청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기업인의 국감 출석을 최소화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일반 증인에 대한 출석 통보는 7일 전에 이뤄지면 되기에 국감이 시작된 이후에도 여야 간사가 합의하면 추가로 증인을 채택할 수 있어 이들이 국정감사 일정 막판 종합 국감 때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연장선에서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카카오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국감에 출석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여당이 최근 가짜뉴스와 여론조작 논란 대응에 집중하는 만큼 국내 양대 포털 사이트 총수인 두 사람을 추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감 증인으로 소환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국회에서 나오고 있다. 두 총수는 최근 2년 연속(2021~2022년) 국감에 출석하기도 했다.
다만 10대 그룹 등 주요 그룹사 총수가 실제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낮다. 네옴시티 수주를 위한 기업인과 정부 고위 관계자 합동 사우디아라비아 방문(21~24일),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민관외교관 차원의 해외 방문 등 굵직한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간 국감에선 다수 기업인을 부르다 보니 기업 총수 및 CEO가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하루 종일 국감장에 출석했다가 한 마디도 못하고 현장을 떠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이에 재계 안팎에선 이럴거면 왜 부르는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한탄이 나온다. 일각에선 일부 국회의원이 국감 때마다 유력한 기업의 총수 및 CEO를 불러 호통을 치며 압박하는 잘못된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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