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인류의 생존 싸움[내가 만난 名문장/윤세종]

윤세종 기후환경단체 ‘플랜1.5’ 변호사 2023. 10. 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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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사법부가 정부에 '더욱 강력한 기후 대응'을 명한 네덜란드의 기후소송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기후재판'의 가장 첫 장면에 등장하는 캐나다 정치인 자그밋 싱의 말이다.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를 정말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싸우고 있을까.

기후변화를 말하는 정부의 정책에는 '위기'보다 '성장동력'이라는 말이 더 자주 등장한다.

정부와 기업은 한목소리로 기후변화는 중요하지만 대응에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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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의 싸움은 정말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자그밋 싱, 영화 ‘기후재판’ 중

세계 최초로 사법부가 정부에 ‘더욱 강력한 기후 대응’을 명한 네덜란드의 기후소송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기후재판’의 가장 첫 장면에 등장하는 캐나다 정치인 자그밋 싱의 말이다. 올봄, 우리 청소년 기후소송을 알리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이 영화를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우리말 자막을 만들면서 가장 번역에 고심했던,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다.

윤세종 기후환경단체 ‘플랜1.5’ 변호사
평균 2.7도 상승. 세계 각국이 저마다 ‘야심찬 감축’이라며 내놓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모두 달성됐을 때 이번 세기 말까지 예상되는 온도 변화다. 과학자들은 1.5도 상승을 넘어가면 대재난 수준의 변화가 예상되고, 2도 이상 상승하면 그 운명을 점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를 정말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싸우고 있을까. 기후변화를 말하는 정부의 정책에는 ‘위기’보다 ‘성장동력’이라는 말이 더 자주 등장한다. 기업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내세우며 친환경 사업을 늘리겠다고 강조하지만 정작 ‘배출을 어떻게 줄일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정부와 기업은 한목소리로 기후변화는 중요하지만 대응에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결과가 ‘평균 2.7도 상승’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지엔 아무도 답을 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마스크 제조업의 성장을 가져왔다는 이유로 그것을 ‘기회’라고 평가하지 않듯이 기후변화의 본질은 위기이지 기회가 아니다. 이 위기 속에서도 경제적, 사회적 발전의 잠재력을 찾으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것이 위기 극복의 주된 방식이 될 수는 없다. 기후변화와의 싸움은 우리 생존을 걸고 전력을 다해 이겨야만 하는 싸움이다. 그런 마음이 필요하다.

윤세종 기후환경단체 ‘플랜1.5’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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