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수용자 10명 중 1명 향정신성의약품 복용

4년 연속 증가

교정시설 안에서 마약류 일종인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한 수용자 비율이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정시설 안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한 수용자는 5741명이었다. 전체 수용자 5만2940명의 10.8％다. 복용자 비율은 2019년 전체 수용자의 8.5%에서 2020년 9.2%, 2021년 10.5%로 지난해까지 4년째 증가세를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교정시설 내 향정신성의약품 사용량도 2021년 21만1024개에서 지난해 25만3399개로 늘었다. 법무부가 관련 지침을 개정해 지난해 1월부터 대리처방을 통한 향정신성의약품 및 마약성 진통제 등의 교부신청을 불허했음에도 사용량은 더 늘었다.

교정시설 안에서는 수감 중인 재소자는 마약류 성분이 든 의약품을 주고받거나 모아뒀다가 투약하는 일이 벌어진다. 지난 5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 중 하나인 졸피뎀을 처방받은 뒤 서로 건네받고 투약한 원주교도소 재소자들이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제대로 된 진찰 없이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이 이뤄지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1월에는 진주교도소 재소자 22명에게 94차례 진찰 없이 처방전을 작성해준 혐의로 기소된 의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장 의원은 “지난해 대리처방 약품의 반입을 제한했지만 복용자와 사용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국가가 관리하는 교정시설에서 무분별한 마약류 사용이나 약물 오남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