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용 ‘대체 텍스트’도 엉터리…‘접근성 점수’ 최하위권에 국산 모바일 앱 수두룩
국내에서 다운로드 순위가 높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상당수가 장애인·고령층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평가 결과 외국계 앱보다 한국계 앱이 디지털 취약계층이 이용하기에 더 불편했다.
8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2022년 모바일 앱 실태조사’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모바일 앱 300개(다운로드 상위 각 150개)의 접근성 수준은 100점 만점에 평균 75.5점이었다. 스마트폰 보급률은 2021년 기준 94.7%로 모바일 앱 사용이 보편화돼 있지만 여전히 디지털 취약계층을 배려한 기술적 개선은 더딘 상태다.
이번 조사에서는 핀테크 앱 페이코(iOS)가 55.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명품 쇼핑 앱 발란(iOS·56.4점), 헬스·뷰티 앱 올리브영(iOS·56.9점), 가상통화 거래 앱 빗썸(iOS·59.1점), 부동산 앱 다방(iOS·59.4점) 순으로 점수가 낮았다.
뿐만 아니라 여기어때(안드로이드·60.4점), 카카오내비(안드로이드·60.9점), 쿠팡(iOS·61.3점), 야놀자(iOS·61.8점) 등 실생활에서 유용한 앱들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전체 조사 대상 300개 가운데 하위 20위권에 속한 앱 중 외국계는 거의 없었다.
반면 계정 도용 방지 앱인 구글 OTP(안드로이드)는 다방면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돼 100점 만점을 받았다. 넷플릭스(안드로이드·96.8점), 유튜브 뮤직(안드로이드·96.8점), QR&바코드스캐너(안드로이드·95.8점), 영상회의 앱 줌 클라우드 미팅(iOS·95.8점)도 상위 5걸에 속했다.
그나마 한국계 앱 중에서는 하나카드 원큐페이(안드로이드·94.8점), 내곁에 국민연금(안드로이드·93.7점), 국세청 홈택스(안드로이드·92.1점)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모바일 앱 접근성은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앱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신체적·기술적 여건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기정통부는 해마다 대체 텍스트, 자막·수화 제공 등 인식의 용이성(36점), 초점, 응답시간 조절 등 운용의 용이성(31점), 입력 도움 등 이해의 용이성(21점), 폰트 기능 활용 등 견고성(12점) 등 4개 기준으로 모바일 앱의 접근성 수준을 평가한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페이코의 경우 앱 상단의 알림·마이페이지 버튼 등의 ‘대체 텍스트’가 파일 이름으로 제공돼 시각장애인이 용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미지에 담긴 정보를 대체 텍스트인 글로 입력하면, 이용자는 스크린 리더(화면 낭독기)를 활용해 정보를 청취할 수 있다. 그런데 텍스트 명칭이 제대로 기재되지 않아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모바일 앱 보편화 시대에 일상생활과 밀접한 앱을 누구나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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