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투혼 불태운 비인기 종목 선수들
프로스포츠 스타들이 빛을 발하는 동안 소위 ‘비인기 종목’ 선수들도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태웠다.
‘포스트 장미란’으로 불리는 역도 간판 박혜정(20·고양시청)은 7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7㎏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25㎏, 용상 169㎏으로 합계 294㎏을 들어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역도에서 우승한 건 2010년 광저우 대회 장미란(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이후 13년 만이다. 박혜정은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제2의 장미란’이란 별명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제1의 박혜정’이 될 때까지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같은 체급의 손영희(30·부산시체육회)는 합계 283㎏(인상 124㎏, 용상 159㎏)으로 박혜정에 이어 2위를 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 역도가 아시안게임에서 같은 체급 1·2위를 차지한 건 1990년 베이징 대회(남자 90㎏급, 110㎏급) 이후 33년 만이다.
테니스공 대신 말랑말랑한 고무공을 쓰는 소프트테니스(정구)에선 문혜경(26·NH농협은행)이 금메달을 따냈다. 문혜경은 7일 열린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다카하시 노아를 불과 13분 만에 게임스코어 4대0으로 제압했다. 2018년 대회에서 은 2개, 이번 대회 혼합복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던 문혜경은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아쉽게 놓친 선수들도 나왔다. 대회 2연패를 노렸던 한국 주짓수 간판 성기라(26)는 여자 63㎏급 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의 샴마 알칼바니에게 4대8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성기라는 4-2로 앞서다 경기 종료 24초를 남기고 동점을 허용한 뒤 추가 실점했다. 남자 85㎏급 김희승(36)도 결승에서 경기 종료 35초를 남기고 실점해 은메달을 땄다. 스포츠클라이밍에선 서채현(20·서울시청)이 날씨의 벽에 막혀 2위를 했다. 당초 7일 여자 콤바인(볼더링·리드) 결승이 열릴 예정이었는데, 비 때문에 취소된 것이다. 대회 규정에 따라 준결승 성적으로 메달을 수여했는데, 서채현은 일본의 모리 아이와 준결승 공동 1위였지만 예선 점수에서 모리에게 밀렸다.
여자 하키 대표팀은 홈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0대2로 져 2위를 했다. 배드민턴에선 여자 복식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공사)-백하나(23·MG새마을금고) 조와 남자 복식 최솔규(28·요넥스)-김원호(24·삼성생명) 조가 결승에서 각각 중국과 인도에 패해 은메달을 챙겼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첫선을 보인 종목들에서도 메달 소식이 전해졌다. 비보이(B-boy)계의 전설로 꼽히는 김홍열(39)은 브레이킹 남자 결승에서 일본의 나카라이 시게유키(21)에게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홍열은 ‘홍텐(Hong10)’이란 활동명으로 20여 년간 세계적 인기를 얻은 선수다. 전성기가 지난 뒤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관록을 발휘하며 값진 메달을 수확했다. 오픈워터스위밍(마라톤수영)에선 박재훈(23·서귀포시청)이 동메달을 따내 이 종목 첫 한국인 메달리스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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