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충돌…‘5차 중동전쟁’ 위기
팔 무장세력, 로켓 수천발 기습 공격
“22개 마을 민간인 무차별 납치·살해”
이스라엘 “전쟁” 초토화 보복 선포
이틀 만에 양측 사상자 5천명 육박
헤즈볼라도 개입…중동 확전 우려
‘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새벽 기습 공격이 전쟁으로 비화하기까지는 만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양측 사상자는 5000명에 육박했다. 이스라엘 민간인 수백명이 숨지고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려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해 가자지구 재점령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하마스 대 이스라엘’ 구도를 넘어 ‘팔레스타인 대 이스라엘’, 더 나아가 헤즈볼라 등 이슬람계 무장단체들이 뛰어들어 중동 지역으로 확전될 수도 있는 갈림길에 섰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길고 어려운 전쟁에 진입하고 있다”며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 7일 오전 6시30분 이스라엘 남부에 로켓 2500발 이상을 발사하며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기습적으로 개시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변에 세운 분리장벽을 부수는 등 육·해·공으로 이스라엘 영토에 침투했다. 알아크사는 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모스크로, 이슬람의 성소인 동시에 ‘중동의 화약고’로 꼽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수십년 동안 팔레스타인을 탄압했기 때문에 이번 공격을 벌였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의 22개 마을과 군기지를 습격해 민간인을 무차별 납치·살해하는 사진과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한 축제 현장에서는 참가자 수백명이 실종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철의 검’ 작전을 벌여 가자지구 곳곳에 보복 공격을 감행해 “팔레스타인 테러범 400명 이상을 사살하고 수십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은 1973년 욤키푸르 전쟁 이후 50년 만의 최악 갈등이 되리란 전망이 나온다. 8일까지 이스라엘에서는 6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000명 이상이 다쳐 사상자 수가 2600명을 넘어섰다. 가자지구에서도 사망자 370명, 부상자 1990명이 발생했다. 실종자까지 합치면 인명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가자지구 재점령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면 이번 전쟁은 ‘하마스 대 이스라엘’ 구도를 넘어 ‘팔레스타인 대 이스라엘’, 더 나아가 헤즈볼라 등 이슬람계 무장단체까지 개입한 더 큰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이 점령한 셰바팜즈에 있는 이스라엘군 진지에 로켓·포탄 공격을 가했으며,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겨냥해 대응 포격에 나섰다.
외교부는 이날 “현재까지 공관에 접수되거나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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