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우승사진 찍겠다던 함정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2년만 정상 탈환

이태권 2023. 10. 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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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태권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통산 2승의 함정우(28)가 2년만에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함정우는 10월 8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 5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이에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적어낸 함정우는 2위 최진호(40)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대회 마지막날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대회 사흘간 선두를 지킨 함정우가 첫 홀부터 1타를 잃으며 발목이 묶였다. 이에 함정우는 박성준과 정재현에 차례로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후 이규민까지 공동 선두 대열에 합류하면서 정재현, 이규민, 함정우 세명의 공동 선두가 됐다.

하지만 함정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12번 홀(파5)에서 세컨 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이후 벙커샷으로 홀 가까이 공을 붙이며 버디를 잡고 1타차 선두로 달아난 함정우는 15번 홀(파4)에서는 그린 가장자리에서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2타차로 격차를 벌렸다. 우승을 예감한 듯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함정우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세가 오른 함정우는 16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홀인원을 기록할뻔한 2위 최진호와 2타차를 유지했다. 덕분에 이번 대회 사흘째까지 가장 어려운 난이도로 집계된 17번 홀(파4)과 대회 2라운드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한 18번 홀(파5)에 앞서 여유가 생긴 함정우였다.

이후 함정우는 마지막 2개 홀에서 연속 보기를 기록했지만 역시 17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한 최진호가 마지막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1타 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함정우는 지난 2021년 이후 2년만에 우승을 거뒀다. 공교롭게 마지막 우승도 이 대회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하루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해 의미를 더했다. 시즌 첫 승이자 코리안투어 통산 3승째를 기록한 함정우 개인적으로도 생애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지난 2011년과 2012년 대회 2연패를 이룬 호스트 최경주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이 대회에서 다승을 거둔 함정우는 이 대회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자로도 이름을 남기며 이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대회를 마치고 함정우는 "정말 좋다. 조만간 우승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우승을 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하며 "18번 홀까지 최진호 선수가 추격을 해서 마지막 홀까지 방심할 수 없었다. 그래도 돌아보면 12번 홀(파5)에서 3번째 샷이었던 벙커샷은 최고였던 것 같다. 핀에서 85m 남았는데 투어에서 활동하는 여느 선수들도 샷하기 힘든 위치였을 것이다"고 버디를 잡고 단독 선두로 올라선 12번 홀을 돌아봤다.

이번 대회 우승을 거두고 함정우는 그토록 바라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하던 아내 강예린 프로와 딸 소율이와 함께 우승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우승 사진을 찍는 동안 강예린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함정우는 "우승 후 아내와 딸과 함께 사진 찍는 것이 꿈이었는데 오늘 이뤄 감회가 새롭다"며 "연애를 오래해 결혼하고 달라진 점은 크게 없지만 개인적으로 아이가 생기고 확실히 책임감이 생겨서 오버파를 기록하고 있으면 포기했던 예전과 달리 악착같이 경기를 한다"며 아빠로서의 책임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함정우는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컷 통과하는 등 기복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부족한 점은 있지만 꾸준하게 잘한다는 것은 큰 단점이 없다는 뜻인 것 같아서 지금 내 골프에 만족한다"고 밝히며 "일단 무조건 연습장으로 가서 하루에 8시간 연습장에 있는다"고 웃어보였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함정우는 2026년까지 코리안 투어 3년 시드를 확보한 것은 물론 제네시스 포인트 1000점을 획득해 단숨에 제네시스 포인트 선두로 뛰어 올랐다. 또한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손에 넣은 함정우는 시즌 상금 5억 572만 1716원을 기록하며 상금 3위로 등극했다.

함정우는 "시즌 개막전부터 목표는 제네시스 대상이었다. 한 시즌 동안 꾸준한 활약이 필요한데 올해는 꼭 대상을 수상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며 "대상을 수상한다면 매 대회 고생하시는 경기위원회분들 등 관계자들에 식사를 한번 대접하고 싶다"고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그의 목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하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콘페리투어에 퀄리파잉 스쿨 3차 최종전에 직행할 수 있다. 함정우는 "올해 콘페리투어 큐스쿨에 도전하고 싶다. 예전부터 계속 생각은 있었지만 미뤘는데 한번 더 미루면 더이상 도전하지 못할 것 같아서 올해는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는 한편 "현재 21개 대회 연속 컷통과를 했는데 이형준(31)의 31개 대회 연속 컷통과 기록에도 도전하고 싶다"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함정우에 1타가 모자란 최진호가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2위를 차지했고 김찬우, 정재현, 전성현, 조성민 등이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민수와 이정환이 공동 7위, 이동민, 이대한, 박성준이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공식 프로데뷔전을 치른 조우영(22)은 공동 18위, 장유빈(21)은 공동 2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함정우/KPGA제공)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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