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득점왕' 정우영 "라커룸 춤 파티, 송민규 다음 나"
(영종도=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송민규(전북)가 제일 열심히 춤 췄어요. 그다음이 저예요. 하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축구 3연패를 달성하고 8골을 넣어 대회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린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장난기가 가득 묻은 목소리로 우승 후 라커룸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4세 이하(U-24) 축구 대표팀은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정우영은 전날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전반 27분 황재원(대구)의 크로스를 골대 왼쪽에서 머리에 정확히 맞혀 천금같은 동점 골을 뽑아낸 것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8골을 넣고 한국의 대회 3연패 선봉에 섰다.
정우영은 "우승과 득점왕을 동시에 달성한 건 선수로서 정말 좋은 경험이다. 뒤에서 도와주신 감독님과 스태프, 동료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공을 돌렸다.
정우영은 결승전 동점 골의 순간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정우영은 "이번 대회에서 선제골을 내준 건 처음이라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선수단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뒤 "너무 간절했던 상황에서 골을 넣어서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된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금메달을 목에 건 정우영은 병역 특례 대상이 돼 유럽 무대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선수 경력을 이어갈 여건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정우영은 "그저 금메달을 땄다는 것 자체에 너무 행복했다. 병역 특례에 대한 별다른 생각은 없었고, 그저 기분이 좋았다"며 직접 언급을 피했으나 환한 미소는 감추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7번을 달았던 정우영은 오는 9일부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되는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의 소집 훈련에 합류한다.
정우영은 "(손)흥민(토트넘) 형이 있는 한 A 대표팀에서의 '7번'은 불가능하다"고 웃은 뒤 "번호의 무게감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힘을 받아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우승한 뒤 라커룸의 뜨거운 열기도 전했다.
정우영은 "송민규가 제일 열심히 춤을 췄다"며 '열혈 춤꾼'으로 꼽았다.
이어 "그다음으로는 내가 많이 췄다. 그 순간의 즐거움을 표현한 것 같다"며 대표팀의 고조된 분위기를 귀띔했다.
결승전 동점 골 듀오인 황재원도 자신의 활약을 뿌듯해했다.
2002년생으로 이한범(미트윌란)과 함께 이번 대표팀의 막내였던 황재원은 결승전에서 동점 골과 역전 골에 모두 깊게 관여하며 '황금 막내'의 면모를 뽐냈다.
황재원은 전반 27분 크로스로 정우영의 동점 헤더 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11분에는 하프라인 부근부터 과감하게 오버래핑해 문전으로 패스를 찔렀고, 이 공은 정우영을 거쳐 조영욱(김천)에게 향해 역전 골의 발판을 마련했다.
황재원은 "일본전 선제 실점은 어떻게 보면 나로 인해 발생해 마음의 부담이 있었다"며 "첫 골을 어시스트해 그나마 짐을 덜어낸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두 번째 골도 뒤에서부터 드리블해 결국 득점으로 연결돼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조별리그 3차전 바레인전을 제외하고 6경기에 모두 나선 황재원은 "주변에서 체력 걱정을 해주셨다"면서도 "아직 젊기도 하고, 잘 먹고 잘 쉬다 보면 금방 회복된다"며 막내다운 팔팔한 체력을 자랑했다.
황재원은 이제 소속팀 대구FC로 돌아가 순위 경쟁에 힘을 보태는 한편, 선수로서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본다.
대구는 이날 하나원큐 K리그1 2023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위 수원FC(승점 31)와 2-2로 비기고 5위(승점 49)로 파이널A 진출을 확정했다.
황재원은 "우선 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내 임무다. 팀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나중에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선수 생활이 아직 많기 때문에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다음 목표를 향해 더 노력하고 발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7경기를 치르는 내내 선수들을 하나로 모아 금빛 여정을 무사히 마친 주장 백승호(전북)는 "중국 현지와 한국에서 끝까지 응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얻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감독님이나 코칭 스태프도 너무 고생하셨다"며 "한 달 동안 매일같이 고생하고 즐겨주고 목표를 이룬 동료들에게도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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