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만세대, 건보료 월5만원도 못내…대부분 연소득 100만원↓

6달 이상 건보료 체납 세대 93만
이중 76% 건보료 ‘5만원 이하’ 생계형 체납
8만명, 병원·약국가도 건보 혜택 못받아
생계형 체납, 매년 증가세

지난해 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수원 세모녀가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지난해 8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중앙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수원 세모녀' 발인식에서 수원시 관계자들이 세 모녀의 위패를 옮기고 있다. [공동취재]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월 5만원 이하의 건강보험료를 장기간 못 낸 세대가 70만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부분은 연소득이 100만원도 되지 못했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준 올해 6달 이상 건보료를 체납한 세대는 93만1000세대였다. 이중 76%인 71만세대가 건보료 월 5만원 이하의 ‘생계형 체납’에 해당했다.

생계형 체납자들이 밀린 보험료는 8995억원으로 전체 장기 체납액의 60%를 차지했다. 자료에 따르면 생계형 체납 71만세대 중 75%가량인 53만2000세대는 연소득이 100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

연소득이 100만원초과∼300만원이하인 세대는 7만4000세대, 300만원초과∼500만원 이하는 4만5000세대, 500만원초과∼1000만원 이하는 5만5000세대였다. 연간 소득이 1000만원을 넘는 체납자는 3000세대에 불과했다.

생계형 체납자 중 8만2720명은 건강보험 급여가 제한돼 병·의원이나 약국에 가도 사실상 건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 중 약 6%인 5294명은 3년6개월 이상 급여가 제한됐다. 2년6개월이상∼3년6개월미만 제한된 체납자는 1만8444명, 1년6개월이상∼2년6개월미만은 1만6849명, 6개월이상∼1년6개월미만은 1만5534명이었다. 6개월 미만 급여제한 해당자는 2만6599명이었다.

생계형 체납세대 수는 2021년에 68만5000, 지난해 70만8000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전혜숙 의원은 “건보료가 체납되면 나중에 공단이 의료기관에 제공한 보험급여만큼 체납자에게 환수를 하기 때문에 생계형 체납자의 상당 수는 심리적으로 위축돼 아파도 병원에 가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에 대한 국가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벼랑 끝 위기에 있는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