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투수력은 좋지만, 앞으로 조심해야"…'금의환향' 류중일 감독, 기쁨 만큼 우려·경계심 감추지 못했다 [MD인천공항]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2023. 10. 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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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28일 인청공항에서 중국 항저우로 출국하는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마이데일리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앞으로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류중일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7일 금메달 결정전에서 대만을 2-0으로 꺾으며 금메달을 획득,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 1일 홍콩과 조별리그에서 10-0으로 콜드게임 승리를 손에 넣으며, 이번 대회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하지만 좋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튿날 대만을 상대로 0-4의 충격적인 결과를 남긴 것. 이 패배로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 WBSC 프리미어12에 이어 국제대회에서 대만에게 3연패를 당했다.

충격적인 결과를 남겼지만, 슈퍼라운드 진출은 문제가 없었다. 한국은 3일 태국전에서 17-0 5회 콜드승을 거두면서 2승 1패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그런데 대만을 상대로 패한 1패가 꽤 컸다. 조별리그의 성적이 슈퍼라운드에도 반영된 까닭. 하지만 한국을 일본과 중국을 차례로 무너뜨리면서 금메달 결정전을 치르게 됐고, 다시 만난 대만과 '리벤지 매치'에서 수모를 갚아주는데 성공했다.

한국은 결승에서 선발 문동주가 6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무실점을 기록하며 대만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타선에서는 조별리그에서 고전했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망주 랭킹 4위에 올라있는 린위민을 상대로 2회부터 두 점을 뽑아내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하면서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은 문동주가 제 몫을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최지민(1이닝)-박영현(1이닝)-고우석(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뒷문을 걸어잠그며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안게임 '4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리고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인천공항에는 야구 대표팀과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 축구 대표팀에 양궁 대표팀까지 귀국하면서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였다.

2023년 9월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2023년 9월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 대표팀 문동주가 3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김헤성./마이데일리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소감은 어떨까.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고생이 많았다. 너무 어렵게 금메달을 따 목이 다 쉬었다"며 "나이 제한도 있었고, 전력도 조금 약했다. 팬분들께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많이 하셨는데,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준 덕분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여느 대회와 마찬가지로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공격력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미치지 못하면서 고전하는 경기도 많았고, 심판들의 아쉬운 판정이 쏟아지기도 했던 대회였다. 류중일 감독은 MVP를 꼽아달라는 말에 주저 없이 "김혜성과 투수에서는 문동주였다"고 밝혔다.

사령탑은 "(김)혜성이가 결승전 전까지는 잘 못했지만, 결승전에서 잘해줬다. 혜성이는 KBO리그 최고의 내야수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아주 잘해줬다"며 "문동주의 경우 곽빈 대신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문)동주가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층 더 수준 높은 투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대교체'를 노렸는데, 최지민(KIA)과 박영현(KT), 문동주(한화) 등의 발견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의 최대 성과였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게 된다면, 향후 국제대회에서는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 이는 대만, 일본 사회인 대표팀과의 경기를 통해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류중일 감독은 "(다른 나라의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잘 돼 있는 팀이다. 특히 대만은 과거 10년 전보다는 투수력, 수비력이 올라왔다. 앞으로 조심을 해야 할 것 같다. 우리도 투수력은 좋다"면서도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KBO리그에서는 여전히 수비와 주루 미스가 많이 나온다. 이를 줄여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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