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애인 국가대표에게 “멀쩡한 데가 없네”…조사 착수
[앵커]
단독 보도 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시각 장애인 스포츠 가운데 '쇼다운' 이라는 종목이 있습니다.
'탁구'와 비슷한데, 소리가 나는 공을 배트로 쳐서 상대 측에 넣는 운동입니다.
그런데 이 쇼다운 국제대회에 참가한 장애인 선수들이 코치진으로부터 폭언과 학대를 당했다며 진정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스포츠 윤리센터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이유민 기자가 알아낸 내용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 말 열린 영국 버밍엄 쇼다운 국제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로 선발된 6명의 시각장애인 선수들.
벅찬 마음으로 7월부터 훈련을 받았는데, 2주 만에 자존감이 무너져 내렸다고 했습니다.
체력 훈련을 소화하지 못 한다는 이유로 시작된 코치들의 막말.
[한OO/선수/쇼다운 국가대표 : "너네 편하게 운동하는 거다, 너네가 이런 걸로 엄살 부리면 안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이OO/선수/쇼다운 국가대표 : "니들은 단순히 눈 나쁜 게 아니네. 눈만 나쁘면 됐지 왜 막 여기저기 아파가지고."]
중복 장애가 있거나 질환을 앓고 있는 선수들이 개인 사정을 얘기하면, 더한 폭언이 돌아왔습니다.
[한OO/선수/쇼다운 국가대표 : "너네가 멀쩡한 데가 없어가지고 내가 훈련을 시킬 수가 없다, 시각 장애 말고도 왜 한 군데 멀쩡한 데가 없느냐."]
["START THE GAME."]
수모를 견뎌가며 국제대회에 참여는 했지만, 예선에서 탈락한 뒤엔 귀를 의심할 정도의 폭언을 들었다고 선수들은 말했습니다.
[한OO/선수 : "비꼬는 말투로 '지들끼리 잘났다고 똥들을 싸대더니.' 라는 말들을..."]
쇼다운 국가대표팀 코치진은 4명, 모두 비장애인입니다.
국제대회 일정이 끝나자 이틀 간 자유 시간을 갖자더니, 선수 6명을 A 코치에게 모두 맡기고 나머지 3명은 관광을 가버렸습니다.
[A 코치 : "(선수들이) 말도 안 통하고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개인 일정을 할 수가 있을까요? 심지어 저한테 버려진 것 같다..."]
도를 넘는 폭언을 하고 장애인 선수들을 방치했다고 지목된 코치들은 훈련 효과를 높이려 한 것뿐이고 폭언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국가대표 코치/음성변조 : "'이것도 힘들어서 못 하면 어떻게 하냐' 이것도 폭언 이라고 하면 '폭언' 이라고 할게요."]
스포츠 윤리센터는 선수 6명과 A 코치의 진정을 접수해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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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to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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