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꿔요" 3만명 몰린 업사이클 축제
수도권매립지 야생화단지서 개최
시민 발길 이어져... 공연·체험 부스 인기
업사이클 포럼·토론도 열려
"쓸모없어진 폐자원에 디자인이나 새로운 생각을 접목시켜 더 나은 환경적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뜻으로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는 무엇일까요?"
8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야생화단지에서 열린 '2023 인천 서구 업사이클 페스티벌' 행사 중 '업사이클 퀴즈쇼'에 참가한 시민들은 스케치북에 답을 거침없이 써 내려갔다. 사회자가 "정답은 '업사이클' 또는 '업사이클링'입니다"라고 공개하자, 정답을 맞힌 참가자들이 환호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꾸다'라는 주제로 올해 처음 열린 인천 서구 업사이클 페스티벌 이틀째인 이날도 행사장은 많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업사이클 제품과 친환경 제품을 판매·전시하는 그린 플리마켓존은 물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DBI, 이솔산업, CJ제일제당, 퀀텀 바이오테크, 카텍에이치, 디지윌 등 친환경 기업·기관 홍보관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폐섬유로 걱정인형을 만들거나 다육 화분을 제작해 보는 체험 부스는 특히 인기였다. 페이스 페인팅과 캐리커처 부스 등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일부 체험 부스는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재료 소진으로 일찌감치 운영을 종료했다.
전날(7일) 폐섬유로 걱정인형 만들기를 체험한 김연서(10)양은 "버려지는 섬유에 색깔을 입히고, 인형까지 만들 수 있어 신기했다"며 "버려지는 것을 잘 활용하거나, 버릴 때 잘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나무팽이를 만든 김영규(45)씨는 "나무팽이에 재활용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니 뭔가 색다르다"며 "아이에게 '재활용' 개념을 알려주기 위해 왔는데 내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 했다.
김창완 밴드와 걸그룹 EXID의 솔지, 팬텀 프렌즈, 지세희 등 유명 가수가 나선 '업사이클 공연과 콘서트'도 펼쳐졌다. 행사 취지에 맞춰 이들이 선 메인 무대는 버려진 나무 팔레트(화물 운반대)를 쌓아 만들어졌다. 또 국내 최초 환경 퍼포먼스 그룹 '유상통 프로젝트'의 사운드 서커스 공연도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플라스틱 의자 대신 캠핑 의자를 설치해 이색적인 캠핑 분위기를 자아낸 보조 무대에선 포크 대중음악, 마술, 사물놀이, 어쿠스틱 등 그린 버스킹이 펼쳐졌다. 탄소 중립과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한 업사이클 포럼과 토론도 이날 보조 무대에서 진행됐다. 포럼을 지켜본 한 참가자는 "기후 위기와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자리였다"며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7일 오후 열린 개막식에는 많은 시민들과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 고선희 인천 서구의회 의장, 김교흥(인천 서구갑)·신동근(인천 서구을) 국회의원, 이종원 인천서구문화재단 대표, 송병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이순학 인천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이행숙 정무부시장은 축사에서 “업사이클이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앞으로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며 “인천시도 기후 위기와 자원 순환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좀 더 좋은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지구”라며 “리사이클, 업사이클 실천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그린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시와 인천 서구가 주최하고 인천서구문화재단이 주관하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드림파크문화재단, 한국일보가 후원한 2023 인천 서구 업사이클 페스티벌은 완연한 가을 날씨 속에 이틀간 3만 명이 다녀가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과거 연탄재 야적장이었던 야생화단지에서 열린 업사이클 축제이자, 일회용품과 쓰레기가 없는 행사를 표방해 큰 호응을 얻었다.
자원 순환과 업사이클에 대한 관심,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미래 세대가 환경 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학생 업사이클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도 7일 함께 열렸다. 공모전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장려상과 우수상, 최우수상, 특별상 등 모두 15명이 수상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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