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축 퇴사합니다”…번아웃 中 청년들, 韓과 판박이

2023. 10. 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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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장소를 대관하고 친구들을 초대해 징과 북을 치면서 신나는 분위기를 냈다.

친구들에게 보낸 초대장에는 "너도 잘 먹고 잘 마시며 하루빨리 괴로움에서 벗어나길 바라"라고 적었다.

데이터 발표까지 금지할 정도로 청년실업률이 고공행진중인 중국이지만 한편에선 퇴사를 축하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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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 응시할 수 있는 ‘가오카오’ 대입시험
성공 위해 유년기부터 경주하듯 살아왔지만
급여 정체에 과로문화…직업적 만족도 최하
중국 청년들이 답답한 조직문화와 정체된 급여 및 과로문화에 지쳐 힘들게 들어간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 사진은 량(가명)씨가 실제로 연 퇴사파티의 모습.[본인 제공, CNN]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중국 저장성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량 씨는 최근 퇴직하면서 기념 파티를 열었다. 파티 장소를 대관하고 친구들을 초대해 징과 북을 치면서 신나는 분위기를 냈다. 친구들에게 보낸 초대장에는 “너도 잘 먹고 잘 마시며 하루빨리 괴로움에서 벗어나길 바라”라고 적었다.

데이터 발표까지 금지할 정도로 청년실업률이 고공행진중인 중국이지만 한편에선 퇴사를 축하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량씨는 카페를 열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새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회사를 그만 두고 더 행복해졌다”면서 “은행에서 기계화되고 반복적인 작업을 하면서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링크드인(LinkedIn)에 해당하는 마이마이(Maimai)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설문조사에 참여한 신입사원 1554명 중 28%가 그 해에 퇴사했다. ‘그만두려고 하나 아직 그만두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들의 숫자도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어났다.

CNN은 평생을 학교와 학원에서 경쟁하고 취업에 바친 중국 젊은이들이 직업적 만족감을 얻지 못하면서 삶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 세대의 출산율 감소와 노동력 감소가 미래 성장에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국가의 경제적 역량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어린 나이부터 교육 경쟁이 시작된다. 학생들은 단 한 번만 응시할 수 있는 무서운 ‘가오카오’(한국의 수능 개념)를 위해 청소년기를 모조리 바친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강제한 ‘한 자녀 정책’의 산물로서 부모의 높은 기대에 부응해야만 했다.

낸시 챈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 경영대학원 경제학 교수는 “서구 사람들, 중국 밖의 사람들은 중국에서 어린아이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청년들은 이제 많은 실망과 억눌린 피로, 분노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기성세대가 직업을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생각해왔다면, 그들의 자녀이자 풍요로운 중국에서 태어나 성장해온 젊은 세대는 직업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부류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 사회의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지적한다.

야오 루 컬림비아대학 사회학 교수는 “대학을 졸업한 많은 중국 청년들이 대체로 단순 행정직과 판매사원 등 대학 학위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직업에 다수 포진해 있다”며 “그들이 꿈꾸는 자아상과 실제 생활의 불일치가 삶과 직업에 대한 저조한 만족도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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