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7명의 땀방울이 모여…190편의 드라마를 썼다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10. 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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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간의 항저우AG 드라마 막내려
수영 약진, 양궁·펜싱 등 메달 수확
축구·야구 동반 金, 값진 메달도 연이어
비매너·스포츠정신에 따끔한 반응
‘5년 만의 외출’ 北, 폐쇄적 태도 논란

◆ 항저우 아시안게임 ◆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생한 감동과 환희를 안겼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8일 폐막식을 끝으로 1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의 ‘금빛 투혼’을 끝으로 한국 선수단의 메달 레이스도 막을 내렸다. 하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감동 드라마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39개 종목 1140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로 총 190개 메달을 획득하면서 종합 3위에 올랐다. 중국이 사상 처음 금메달 200개 이상을 돌파해 종합 1위(금201 은111 동71)를 굳게 지켰고, 일본이 2위(금52 은67 동69)로 2위에 올랐다. 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45~50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일본과 차이(26개)를 좁히겠다는 목표는 달성했다.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종목별로 수영과 양궁, 펜싱 등이 ‘효자 종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축구, 야구가 동반 금메달로 함께 웃었다. 반면 레슬링, 복싱, 태권도 등 투기 종목이 부진했고, 농구, 배구가 부진한 성적에 함께 울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사상 첫 계영 800m 금메달을 합작한 한국 수영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황선우, 이호준, 양재훈, 김우민(왼쪽부터)이 금메달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지한 기자]
각 종목 간판급 선수들의 선전이 눈부셨다. 그중에서도 수영이 크게 약진했다. 계영 800m 금메달을 합작한 김우민과 황선우는 각 주종목에서 연이어 금빛 역영을 펼쳤다. 자유형 400m와 800m 금메달을 획득한 김우민은 3관왕,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추가한 황선우는 2관왕을 달성해 한국 수영 간판 듀오가 됐다. 이들을 비롯해 한국 수영은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로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임시현이 7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펜싱도 남자 사브르 개인·단체전 2관왕을 달성한 오상욱을 비롯해 금메달 6개로 힘을 보탰다. 양궁은 ‘막내 에이스’ 임시현이 개인·단체·혼성전 3관왕을 달성하는 등 금메달 4개로 대회를 마쳤다. 근대5종의 전웅태, 탁구 여자 복식 신유빈-전지희 조, 남자 골프 단체전 임성재, 김시우가 귀중한 금메달을 획득했고,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의 페이커, 바둑 남자 단체전도 각 종목에서 뜻깊은 금메달을 더했다.

구기 종목에서는 축구와 야구가 동반 금메달을 획득했다. 7일 열린 결승에서 한국 축구는 일본을 2대1로, 야구는 대만을 2대0으로 제압해 나란히 활짝 웃었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었어도 감동을 준 선수들도 있었다. 육상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즐기는 경기를 펼쳐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호인으로 양궁에 입문해 1년 무급 휴직을 하고 아시안게임에 나선 컴파운드 양궁의 주재훈은 단체‧혼성전 은메달 2개로 ‘직장인의 힘’을 보여줬다.

반면 체면을 구긴 선수도 있었다. 남자 테니스 권순우는 단식 2회전에서 패하자 라켓을 거세게 치며 분풀이하고 상대 선수 악수를 거부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과했다. 롤러스케이트 정철원은 스피드 3000m 계주 결승에서 때이른 세리머니를 하다 대만 선수에 역전을 허용,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은 모습으로 질타를 받았다.

구기 종목에서 아쉬운 결과도 이어졌다. 남자 농구와 남녀 배구는 메달은 물론 4강에도 들지 못했다.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이지만 국제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대회 3연패를 노렸던 여자핸드볼은 결승에서 일본에 19대29로 패해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 등으로 5년 만에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 나선 북한은 금메달 11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10위에 올랐다. 역도에서 금메달 6개를 비롯해 13개 메달을 수확했고, 이 중 세계신기록을 3개 작성해 눈길을 끌었다. 또 기계체조의 안창옥이 개인전 도마·이단평행봉에서 금메달을 획득, 2관왕을 달성했다.

그러나 폐쇄적인 태도와 비매너는 연일 도마에 올랐다. 경색된 남북 관계를 반영하듯 북한 선수단은 유독 한국 선수단과 취재진에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 한국 선수의 악수 제안을 거부하는가 하면 시상식에서 함께 기념 촬영하는 것도 어색해했다. 또 한국 취재진의 ‘북한’ ‘북측’ 호칭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정작 북한 내부에서는 한국을 ‘괴뢰 팀’으로 표현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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