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종합 3위 한국, ‘희망과 실망’ 동시에 봤다 [항저우 AG]
김우민·황선우·임시현·안세영 등 희망…복싱·레슬링 등 부진 심각
대한민국이 46억 아시아인들의 스포츠제전인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종합 3위를 차지하며 희망과 실망감을 동시에 봤다.
한국은 8일 오후 9시(한국시간)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폐회식을 갖고 3년 뒤 일본 아이치·나고야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열전 16일을 마감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2, 은메달 59, 동메달 89개로 중국(금 201·은 111·동 71)과 일본(금 52·은 67·동 6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당초 목표한 ‘금메달 50개 이상 획득, 3위 달성’에 금메달 수에서 최근 5차례 대회 중 가장 적게 획득,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반면 전체 메달 수(190개)에서는 직전 대회인 자카르타·팔렘방 대회(177개)보다 13개를 더 획득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회서 한국은 펜싱과 수영이 나란히 6개의 금메달을 수확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고, 태권도와 양궁이 각 5개, 4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변함없는 신뢰를 줬다. 또 신생종목인 e스포츠와 5년 전 ‘노골드’ 수모를 당했던 배드민턴이 2개씩의 금메달로 선전햇고, 사격은 2개의 금메달로 체면치레를 했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이었던 유도와 소프트테니스와 역도, 2진급이 출전한 체조서는 1개의 금메달로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반면, 레슬링과 복싱, 테니스, 사이클 등은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해 세계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을 잃었다.
특히 기초 종목인 육상에서도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15위에 머무는 부진을 보이는 등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기점으로 대한민국의 전문체육이 쇠토의 길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물리적인 통합과 지방체육회의 민선화 등 체육정책의 변화가 대한민국 전문체육의 하향세를 가져왔다는 여론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 성적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발견한 종목들이 여럿있다. 금메달 5개(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운 태권도와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로 종목 우승 4연패를 달성한 펜싱은 변함없는 효자 종목임을 입증했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세에 밀려 들러리 신세였던 수영에서는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에 한국신기록 14개가 작성돼 이번 대회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여줬다. 리커브 5개 종목 중 4개 종목서 우승한 양궁 역시 세대 교체가 이뤄지며 내년 파리올림픽을 더욱 기대케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롭게 떠오른 샛별들 역시 어둠속에서 희망의 빛을 안겨줬다.
수영 경영 3관왕 김우민과 2관왕 황선우(이상 강원도청), 양궁 3관왕 임시현(한국체대), 2관왕 이우석(코오롱), 배드민턴서 2관왕에 오른 안세영(삼성생명), 탁구 여자 복식서 우승한 ‘여자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 여자 역도 최중량급 금메달리스트 박혜정(고양시청), 육상 높이뛰기서 은메달을 획득한 우상혁(용인시청) 등은 내년 올림픽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재목들이다.
한편, 한국 구기종목도 이번 대회서 남자 축구가 3연패, 야구가 4연패를 달성했으나,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연승 행진이 중단된 여자 핸드볼과 메달권에도 들지 못한 남자 핸드볼, 남녀 배구, 남자 농구, 여자 축구 등은 종목 단체들의 안일한 대표팀 구성과 운영, 외국 지도자에 대한 막연한 과신이 부진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열전 16일을 마감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 45개 나라 선수들은 2026년 일본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화려한 폐회식과 함께 석별의 정을 나눴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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