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수천발·패러글라이딩 침투에…수십억불 방공망 뚫렸다
하마스 2500발 로켓 공격에
이스라엘 방공망 무용지물
정보기관·방위군 첩보 실패
하마스 무장대원 지상침투
패러글라이딩타고 국경 넘어
하마스 수장 “예루살렘 진격”
레바논 헤즈볼라도 박격포 공격
◆ 중동 화약고 폭발 ◆
이스라엘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도입한 미국의 최첨단 저고도 방어시스템인 ‘아이언 돔’은 이날 한꺼번에 쏟아진 하마스 로켓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첩보망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와 모사드(해외)는 하마스의 치밀한 공격계획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고 경보도 울리지도 않았다. 이스라엘 안보망과 정보망이 모두 뚫려버린 참혹한 패배였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은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 발발 50주년 하루 후에 전개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최대한 충격을 주기 위해 보안이 느슨한 유대교 기념일을 틈타 새벽에 ‘알아크사 홍수(Al Aqsa Flood)’라는 작전을 개시했다. 짧은 시간에 로켓을 동시에 발사해서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무장대원 300명을 지상으로 국경을 넘어 침투시켰다.
하마스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무장대원들이 망가진 탱크에서 이스라엘군 병사 두 명을 끌어내는 영상이 올라가 있다. 이스라엘 국경인근 마을 주민들은 총기를 든 괴한들이 집집마다 뒤지면서 민간인들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뒤로 손이 묶인채 끌려갔고, 이스라엘 베어리지역 한 대형식당에는 50명이 인질이 붙잡혀있다는 제보가 나오기도 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아서 가자지구로 끌고갔다. 이는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들과 나중에 맞교환하려는 목적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적인 공격도 예고했다.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엘 하니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들은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싸움을 요르단강 서안과 예루살렘으로 확대하려 한다”면서 “싸움은 이제 시온주의자 당국의 심장부로 향한다”면서 확전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 2020년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 중동국과 관계정상화를 위해 맺은 ‘아브라함 협약’에 대해 ”이스라엘은 누군가를 보호하지 못한다“면서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하마스 공격에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가 합세했다. 또 레바논에 기반을 둔 이슬람 시아파 무장조직인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군기지에 박격포로 공격하며 가세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5차 중동 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 상태라고 선포하고 예비군을 동원해 ‘철검 작전’(Operation Swords of Iron)이라고 명명한 반격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동원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하마스 시설에 보복공습을 가했다. 가자지구에서 최소 팔레스타인 200여명이 죽고 1700여명 주민이 다쳤다. 또 이스라엘은 레바논 헤즈볼라 기지를 포격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악의 도시에서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하마스가 숨어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며 전쟁을 선언하고 물리력을 총동원해서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고 현재 충돌상황을 점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간다”면서 ”군사력에는 군사력으로, 정보에는 정보로, 외교에는 외교로 미국은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확보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전화통화하고 외교적인 해법마련에 나섰다. 아바스 수반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배경에 대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부당한 대응, 식민주의자와 이스라엘 점령군의 관행, 이슬람교도에 대한 적대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7일 오전(현지 시각) 촉발되자 유엔 및 주변국들은 확전 자제를 요청하며 진화에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을 가장 강력한 방식(in the strongest terms)으로 비판한다”면서 “민간인 피해에 대한 깊은 우려와 함께 양측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했다. 유엔은 8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와 관련,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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