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습당한 이스라엘, 대공습 낌새도 못 챘다…‘정보 실패’ 논란

길윤형 2023. 10. 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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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이스라엘에 진주만 공습과 같다."

유대인의 고유 명절인 초막절 이후 이어진 안식일이던 7일(현지시각) 오전 이뤄진 하마스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이스라엘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외신들은 이런 점들을 지적하며 하마스의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2001년 9·11 테러와 맞먹는 충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을 예측하지도, 효율적으로 대처하지도 못했던 것은 하마스의 공격이 은밀하게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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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충돌]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가 쏜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쪽을 향해 치솟고 있다. 가자/EPA 연합뉴스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에 진주만 공습과 같다.”

유대인의 고유 명절인 초막절 이후 이어진 안식일이던 7일(현지시각) 오전 이뤄진 하마스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이스라엘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이에 더해 세계 최고 수준의 첩보 능력으로 이름 높은 이스라엘 군과 첩보기관 ‘모사드’가 공격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지며 ‘정보 실패’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요나탄 콘리쿠스 전 이스라엘군 국제담당 대변인은 이날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단순히 하나의 요소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이 실패했다. 전체 안보 시스템의 구조가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필요한 안보를 제공하는 데 결국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7일 “(사전에) 타국(이스라엘)으로부터 (이번 공격에 대한) 구체적인 경고나 사인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에게 ‘거대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욤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 개전 50주년에서 불과 하루 뒤 이뤄졌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는 중이다. 당시까지 이스라엘과 적대하던 이집트와 지금도 살벌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시리아는 유대인들에게 가장 큰 명절인 1973년의 ‘대속죄일’(욤키푸르)인 10월6일 이스라엘에 대한 대대적인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은 이 공격으로 큰 타격을 받고 국난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외신들은 이런 점들을 지적하며 하마스의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2001년 9·11 테러와 맞먹는 충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리하르드 헤흐트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정보 실패 논란에 대해 군은 전투와 시민들의 목숨을 지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정보 실패 문제는 나중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시엔엔에 말했다.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을 예측하지도, 효율적으로 대처하지도 못했던 것은 하마스의 공격이 은밀하게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뒤 수십억달러를 들여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아이언 돔’을 도입했다. 또 상당한 비용을 들여 2021년 말 감지장치를 갖춘 스마트 국경 시스템과 지하 벽을 구축했다. 그에 따라 2021년 5월 발생한 무력 충돌 땐 가자지구에선 248명이 숨졌지만, 이스라엘에선 12명이 희생되는 데 그쳤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번엔 단번에 수천발의 로켓을 쏘아대는 동시에 적잖은 무장 대원들이 패러글러이더를 타고 국경 철조망을 넘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이 들어선 뒤 사법 개편 등을 둘러싸고 사회가 양분된 틈을 타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조직의 공격이 있을 것이라 경고해왔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공격을 예측하진 못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돔’이 8일 가자 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을 요격하기 위해 가동되고 있다. 아쉬켈론/로이터 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이 공격을 계기로 하마스를 대하는 이스라엘의 접근법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소규모 로켓 공격 등이 있을 경우 아이언돔으로 요격한 뒤 전투기를 동원해 보복 폭격을 하거나 핵심 지도자들을 밀착 감시해 암살하는 등 ‘제한된 대응’을 해왔다. 하지만 하마스가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역량을 갖춘 것이 확인된 이상 이스라엘 역시 대규모 지상군을 동원해 가자지구에 진입하는 본격적인 군사 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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