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하태경 서울출마 평가절하... 속내는 “우리도 누군가 나서야”

박상기 기자 2023. 10. 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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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작업 본격화하면 친명·비명 갈등 다시 불거질까, 당내서도 우려
이재명 대표가 지난 6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뒤 다른 의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단식 중단 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이 대표는 이날 택시를 타고 국회에 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별검사법 신속처리안건 지정 동의안'에 표를 보탰다./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3선 하태경 의원의 내년 서울 출마 선언에 “부산에서 공천 못 받을까 봐 그러는 것”이라 평가절하하면서도 “혁신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사 출신의 대거 공천을 피해 미리 서울 출마를 선언한 것이든 당을 위한 충정이든 국민들은 혁신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총선은 결국 혁신 경쟁이고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제2의 김부겸, 김영춘이 봇물처럼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김부겸 전 총리나 김영춘 전 장관처럼 용퇴하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통화에서 하 의원의 서울 출마에 대해 “국민의힘의 친윤·비윤 구도가 작용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우리 당도 누군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안에서는 실제 공천 작업이 본격화하면 친명·비명 사이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이 전해지자,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우리도 수박을 몰아내자”는 주장의 글들이 올라왔다. 하 의원이 국민의힘에서 비주류인 비윤 소속이라 지역구를 포기하게 됐다는 논리다. 민주당도 비명계에 공천 불이익을 주자는 것이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당 주도권이 강화된 이 대표가 향후 공천 과정에서 당 혁신을 명분으로 ‘비명 숙청 작업’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민주당 의원 168명 중 3선 이상 중진이 39명인데 이 중 상당수가 비명계다. 비명계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자발적으로 선언하면 모를까, 떠밀려 하게 된다면 당내 분란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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