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 국방장관은 “능지처참 김정은” 외치는 백골 사단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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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취임 뒤 첫 공식 일정으로 합동참모본부(합참) 전투통제실을 찾아 "응징이 억제고, 억제가 평화라는 생각으로 만약 적이 도발하면 첫째 즉각 응징하라, 둘째 강력히 응징하라, 셋째 끝까지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13년 전 신 장관의 사단장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능지처참 김정은"을 외치는 전투부대 사단장이나 합참 작전본부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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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취임 뒤 첫 공식 일정으로 합동참모본부(합참) 전투통제실을 찾아 “응징이 억제고, 억제가 평화라는 생각으로 만약 적이 도발하면 첫째 즉각 응징하라, 둘째 강력히 응징하라, 셋째 끝까지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13년 전 신 장관의 사단장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연평도 포격전 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높던 2010년 말 당시 신원식 3사단(백골부대)장은 ‘백골용사의 다짐’ 구호를 만들었다. ‘쳐부수자 북괴군, 때려잡자 김부자(父子)’,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약! 약!’, ‘부관참시 김일성, 능지처참 김정일·정은’, ‘북괴군의 가슴에 총칼을 박자’ 구호가 부대 곳곳에 걸렸다. 장병들은 회의나 식사, 점호 전에 이 구호를 외쳤다. 부대 담벼락 바깥쪽에도 이 구호가 적혔다. 강원 철원 주민들이 “남북관계가 나쁜데 장병 가족들이 면회를 왔다가 이런 구호들을 보고 걱정이 크다”는 우려를 부대에 전달했으나, “장병 정신교육에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신 장관은 취임사에서 “다시 나라의 부름을 받아 갑주의 먼지를 털고 창칼의 녹을 닦아 목숨 바쳐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8년만에 군문에 돌아온 비장한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능지처참 김정은”을 외치는 전투부대 사단장이나 합참 작전본부장이 아니다. 국방부 장관은 군의 대표자가 아니라 민간을 대표해 군을 지휘·감독(문민통제)하는 민간인 국무위원이다.
국가가 평화를 지키려면 군사력뿐만 아니라 모든 국력수단(DIME, 외교·정보·군사·경제)을 총동원해 적용해야 한다. ‘응징적 억제’에만 치중할 경우 북한의 도발을 예방하는 효과는 강력할지 모르나, 북한이 도발할 경우엔 전면적인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 처지에선 일단 무력 충돌이 벌어지면 대량보복을 당할 것이 확실하므로 초기에 확전을 자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국방부 장관은 전투나 작전 수준을 넘어 전략을 고민해야 하고 ‘전략 메시지’ 발신에도 숙고를 거듭해야 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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