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기자회견] "투혼 보여준 선수들, 목소리 높인 팬들, 다 함께 만든 승리"...울컥했던 염기훈 대행

하근수 기자 2023. 10. 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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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하근수 기자(수원)] 염기훈 감독 대행이 지도자로서 첫 승리를 땄다. 그는 동료였던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투혼에 울컥했다.

수원 삼성은 8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3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격파했다. 시즌 여섯 번째 승전고를 울린 수원은 승점 25점(6승 7무 20패, 29득 51실, -22)으로 K리그1 잔류 희망을 살렸다.

염기훈 감독 대행이 지휘하는 수원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김주찬, 뮬리치, 바사니가 쓰리톱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카즈키, 이종성, 김보경이 포진했다. 4백은 박대원, 불투이스, 한호강, 김태환이 구성했다. 골문은 양형모가 지켰다. 벤치엔 안찬기, 고명석, 이규석, 고승범, 전진우, 아코스티, 안병준이 앉았다.

경기 초반 수원은 포항에 맞서 흔들렸다. 이호재, 홍윤상, 김종우, 김승대로 구성된 공격 라인이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선제골은 수원 몫이었다. 전반 22분 카즈키가 위험 지역으로 볼을 건넸다. 바사니 터치 이후 김주찬이 세컨볼을 잡았다. 상대 수비수 둘 사이에서 시도한 슈팅이 우측 상단에 꽂혀 원더골이 됐다.

후반전도 치열했다. 리드를 잡은 수원과 일격을 맞은 포항이 쉴 새 없이 공방전을 벌였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아찔한 장면이 이어졌지만 추가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수원은 후반 추가시간 이종성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직면했지만 침착하게 리드를 지켰다. 그 결과 치열했던 경기는 수원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승장 염기훈 감독은 "정말 힘든 경기였다.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에 울컥했다. 우리 선수들이 간절함에서 우위였다. 더욱 목소리를 높인 팬들은 물론 다 함께 거둔 승리다. 스플릿에 앞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게 가장 큰 수확 같다"라며 기뻐했다.

값진 승리만큼 클린시트(무실점)도 고무적이다. 염기훈 감독은 "포항은 전방에서 압박했을 때 힘든 팀이다. 내가 하고 싶은 전술도 분명 있었지만 포항이 잘하는 걸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자꾸 실점하다 보니 컴팩트한 수비를 강조했다. 오늘은 인천전보다 잘 수행했다. 선수들이 지려고 하지 않는 모습이 돋보였다. 개인적인 전술을 떠나 선수들 투혼 덕분에 승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공을 돌렸다.

이어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였고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무실점으로 스플릿에 들어간다는 게 너무 큰 의미다. 선수들이 오늘 경기로서 조금 더 끈끈해진 것도 있지만 실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승리뿐만 아니라 많은 걸 얻은 경기였다. 감독으로서 첫 승리이기도 하지만 오래 기억될 경기일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결승골의 주인공 김주찬도 대단했지만 중원을 책임진 카즈키도 대단했다. 염기훈은 "카즈키는 우리 팀에서 침투 패스가 가장 뛰어나다. 물론 밑에서 뛰면 볼이 관리되지만, 높은 위치에선 침투 패스가 된다. 카즈키는 위로 올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인천전과 오늘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내려서서 볼을 소유하는 것보다 상대를 괴롭히고 찬스를 만들기 위해 위에 올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칭찬했다.

종료 직전 퇴장을 당한 이종성에 대해선 "나도 아쉬웠지만 본인이 더 안타까울 것 같다. 훈련을 통해 몸이 좋은 선수들을 확인했다. 뒤에 있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기제의 공백을 박대원이 막은 것처럼 이종성의 공백도 충분히 메우리라 생각한다. 그만큼 뒤에 있는 선수들이 동기부여와 의지가 있다"라고 독려했다.

부임 두 번째 경기 만에 승리한 염기훈 대행. 그는 자신이 지휘봉을 잡고 수원이 달라진 부분이 있냐는 물음에 "선수들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바뀌었다고 큰 부분을 요구하진 않았다. 그라운드 위에서 지지 않으려 했고 무엇이든 도움이 되려 했던 부분들이 조금씩 모여 승리했다.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도 어떻게든 지키려고 했던 모습이었다. 우리 팀이 어떻게 변할지 나 역시 궁금하다"라고 답했다.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만세 삼창을 함께한 염기훈 감독은 "항상 선수들과 손을 잡고 했는데 오늘은 뒤에서 바라봤다. 선수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만큼 만세 삼창을 하는 걸 더 지켜보고 싶다. 더 짜릿한 느낌을 받았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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