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중국 안 가요"
까다로운 비자에 반간첩법까지
올해 상반기 여행사를 통해 중국을 여행한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급감했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비자 발급, 언어 장벽 등 여행지로서 매력이 떨어져 발걸음을 돌리는 분위기다. 특히 반간첩법 우려로 해외 기업 임원 사이에서도 중국 여행을 꺼려 대중 투자 결정에 적잖은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문화여유부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중국 여행사가 외국인 관광객 47만7800명을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5.58%에 불과한 수치다.
SCMP는 복잡한 비자 발급 요건이 여행을 꺼리는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신청자는 5년간 여행 기록과 전 생애 학력을 증빙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
언어 장벽 때문에 느끼는 거부감도 외국인의 발걸음을 돌리게 만든다. 중국 내 외국인 여행객이 급감하자 상인들이 외국어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국 여행 상품을 하나둘 접는 추세다. 온라인 여행사 차이나하이라이트의 스티븐 자오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여행사가 서방국가 여행객을 대상으로 중국 관광 상품을 짜는 것을 중단했다"며 "홍보를 하려 해도 오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방문을 꺼리면서 중국 관광 산업은 팬데믹 이후 회복이 더디다. 이 때문에 수조 위안 규모의 서비스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이 국가 안보를 강조하고 반간첩법을 강화하면서 외국인과 기업 간부 사이에서도 중국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퍼지고 있다. 간첩 행위의 정의와 법 적용 범위가 넓어진 만큼 일반적인 기업 활동도 '스파이 행위'로 몰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팅루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연구 보고서에서 "중국에 가려는 기업 간부 역시 여러 어려움에 봉착하고 나면 여행 일정을 줄이거나 최종적으로는 중국 투자 계획을 접을 수 있다"며 "외국 과학자, 기술자, 기업 경영진의 방문이 회복되지 않으면 중국이 기업들로부터 점차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긴장에 더해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끊긴 가운데,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감소하는 추세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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