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m 헤엄쳐 익수자 구조' 울산해경 박철수 경사 LG의인상
부산 기장군 오랑대 인근 바다에 빠진 여성을 험한 파도 속에서 400m를 헤엄쳐 구한 박철수 경사를 비롯한 9명이 이달 LG의인상에 선정됐다.
8일 LG복지재단에 따르면 박철수 경사는 지난달 10일 자정 무렵 부산시 기장군 연화리 오랑대 앞바다에서 50대 여성이 실족해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울산해양경찰서는 즉시 경비함정과 기장해양파출소 연안 구조정을 현장으로 출동시켰다.
그러나 사고 지점의 수심이 얕아 배로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박 경사는 현장에 차를 댄 후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왕복 400m 넘게 헤엄쳐 여성을 구조했다. 박 경사는 구조 후 탈진과 전신 찰과상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당시 박 경사의 활약은 지난달 10일 국제신문 인터넷과 동영상으로 보도됐다.
사고 해역은 부산시 기장군에 속하지만 해역은 울산해경 관할이다. 기장군은 동해안 연안이기 때문이다. 동해는 동해지방해양경찰청, 남해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담당한다. 박 경사는 울산해경 기장파출소에서 근무한다.
박 경사는 현장과 가장 가까운 육지에 차를 댄 뒤 갯바위까지 100여 m를 내려가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약 200m를 헤엄쳐 간 박 경사는 허우적거리던 여성(50)을 구조한 후 이 여성을 안고 다시 갯바위까지 200m를 무사히 돌아왔다.
박 경사가 여성을 구조할 당시 기장 앞바다는 초속 6~8m의 거센 바람과 0.5~1m 높이의 파도가 몰아쳐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해변에는 뾰족한 갯바위와 암초가 사방에 솟아 있고,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칠흑의 한밤중이어서 섣불리 구조에 나섰다가는 도리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LG복지재단은 화재 현장에서 노부부를 구한 강충석(50) 김진홍(45)씨를 비롯해 물에 빠진 시민을 구한 류민우(39) 신윤곤(56) 이동욱(43) 임범식(47) 씨, 김익수 소방교(35, 담양 119 구조대), 김종민 경장(28, 포항해경)에게도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LG유플러스 직원인 강충석 책임과 김진홍 책임은 지난 8월 23일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서 가정용 중계기 설치작업을 마치고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인근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는 것을 발견했다. 두 사람이 연기가 나는 곳으로 달려가보니 처마 밑 장작더미의 불이 집안으로 옮겨 붙고 있었다. 김진홍 책임이 현관문을 두드리니 70대 남성이 뛰쳐나오며 집안에 환자인 아내가 있다고 말했다.
김 책임이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병상 침대에 70대 여성이 누워 있었고 침대 주변에는 산소 호흡기와 링거 호스가 복잡하게 꼬여 있어 환자만 업고 나오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 책임은 남편과 함께 바로 침대를 통째로 들고 나왔고 강충석 책임도 119 화재신고 후 환자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일을 도왔다.
이동욱 임범식 씨는 지난 8월 24일 강원도 강릉시 순긋해변에서 조류로 인해 조업을 나가지 않고 인근에서 식사를 하다 물놀이를 하던 대학생 6명이 바다에 빠진 현장을 목격했다. 이 씨는 서프보드, 임 씨는 튜브 2개를 들고 지체 없이 구조에 나섰고, 여러 차례 물에 뛰어들어 물에 빠진 학생 모두를 구했다. 의식을 잃은 학생에게는 심폐소생술을 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학생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민우 씨는 지난 8월 21일 울산시 동구 방어동 화암항에서 휴일을 맞아 야영을 하던 중 항구 방파제 인근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던 초등학생 여러 명이 파도에 휩쓸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류 씨는 즉시 바다에 뛰어들었고 40m가량 헤엄쳐 아이들에게 접근해 한 아이를 팔로 감싸고, 두 아이는 자신의 팔을 붙잡게 한 뒤 해안가 쪽으로 무사히 헤엄쳐 나왔다.
김종민 경장, 신윤곤 씨는 지난 8월 26일 경북 포항시 용한해변 인근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주변에서 조개를 캐다 물에 빠진 60대 남성의 가족들이 소리치며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두 사람은 바로 물에 뛰어들어 의식을 잃은 남성을 구했고, 응급차가 올 때까지 응급조치를 했다.
김익수 소방교는 지난 7월 29일 전북 완주군 운주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상류에서 토사물이 흘러내려오는 것을 발견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김 소방교는 상류 쪽으로 헤엄쳐 올라갔고,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남성을 발견했다. 그는 즉시 잠수해 남성을 물 위로 끌어올려 응급차가 올 때까지 주변 시민들과 응급조치를 했고, 남성은 의식을 회복했다.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LG는 2018년 구광모 ㈜LG 대표가 취임한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오랜 기간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시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21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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