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 … 중동 화약고 터졌다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10. 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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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새벽 로켓 기습공격
무장대원도 이스라엘 침투
이, 즉각 가자지구 보복 공습
사상자 수천명…피해 더 늘듯
5차 중동전쟁으로 확산 우려
유대인 안식일에 쏟아진 로켓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의 한 시가지가 폐허로 변했다. 한 남성이 불붙은 자동차를 뒤로하고 내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동 화약고가 터졌다. 이스라엘과 아랍권 간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유대교 안식일인 7일 새벽 6시 30분께 (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로켓을 2500발 이상 발사했고 지상으로 무장대원 300명을 침투시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8일 오후(현지시간) 기준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 600여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폐허로 만들 것"이라며 곧바로 전쟁을 선포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보복 공습을 가했고 이에 따라 가자지구에서 최소 300여 명이 죽고 주민 2000명 가까이 부상을 입었다.

하마스의 기습적인 공격은 '이스라엘판 9·11'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을 비롯한 이스라엘 최첨단 방어 시스템은 하마스의 동시다발적인 로켓포탄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뿐만 아니라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와 모사드(해외)는 하마스의 치밀한 공격계획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하는 바람에 경보조차 울리지 못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확대와 팔레스타인 차별 조치에 반발하면서 이날 전격적으로 공격을 개시했다. 하마스는 무장대원 300명도 지상·해상·공중으로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침투시켰다.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1973년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아랍권 간 제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 이후 50년 만에 가장 충격적인 피의 충돌이다.

하마스와는 별개로 레바논 남부에 근거를 둔 또 다른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점령지에 대한 박격포 공격에 나섰고 이스라엘이 즉각 대응 포격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8일 오전 (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침투했던 남부 대부분 지역 통제권을 지난밤 사이 회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 주민 수십 명이 인질로 잡혀 있던 스데로트의 베에리 키부츠 등 최소 8곳에서는 여전히 교전이 진행 중이라고 군당국은 덧붙였다.

하마스 배후에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국교 정상화를 반대하는 이란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으로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 공격을 "정당성 없는 테러"라고 규탄하면서 이스라엘에 군사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삼종기도에서 양측을 향해 "공격을 중단하길 바란다"며 "모든 전쟁은 패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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