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공격 … 전운 엄습한 중동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10. 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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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등서 하마스 지지시위
아랍국가 분위기 심상치 않아
무장단체 배후 이란 행보 관심
美주도 '중동데탕트' 파국 위기
사우디·이스라엘 협상도 난항

◆ 중동 화약고 폭발 ◆

이스라엘이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선포한 직후 레바논에 거점을 둔 또 다른 무장 단체 헤즈볼라가 사실상 참전하면서 '중동전쟁' 발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 각국은 확전 자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당장 미국 주도로 진행 중이던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외교 정상화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 분야 장관들을 소집해 새벽 시간 심야회의를 진행하고 "이스라엘은 길고 어려운 전쟁에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은 예상보다 빠르게 확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안보당국 소식통 3명의 말을 인용해 레바논에서 발사된 발사체가 이스라엘이 점령한 레바논 남부 자국 군 진지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도 레바논 영토에 박격포 포격 대응을 실시했다.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너선 파니코프 중동 국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헤즈볼라가 개입하면 이스라엘은 수십 년 동안 경험한 적 없는 전국적 전쟁에 직면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아랍 국가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에서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하마스를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CNN에 따르면 이들 국가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행진했고, 이스라엘이나 미국 국기가 불타기도 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하마스 공습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된 이란은 분쟁 촉발의 원인으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로부터) 억압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며 정당방위"라며 "다른 이슬람 국가들도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지지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란까지 전쟁에 뛰어들게 된다면 중동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 등 서방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지지를 보냈다. 중동의 주변국들은 양측 중재를 자처하거나 확전을 억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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