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화·최인정·나아름…항저우 달군 노장들의 마지막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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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회라는 생각에 매 종목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는데, 국가대표 생활을 금메달로 마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근대5종 '맏형' 정진화(34·LH)가 전웅태(28·광주광역시청), 이지훈(27·LH)과 함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해낸 뒤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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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회라는 생각에 매 종목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는데, 국가대표 생활을 금메달로 마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근대5종 ‘맏형’ 정진화(34·LH)가 전웅태(28·광주광역시청), 이지훈(27·LH)과 함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해낸 뒤 한 말이다. 개인전에서는 4위에 오른 그는 “대회 준비 과정에서 체력적 한계와 부담감을 많이 느끼며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려고 했다. 팀에 폐를 끼치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해져서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진화처럼 항저우에서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치른 이들이 꽤 된다. 레슬링 간판 김현우(34)와 류한수(35·이상 삼성생명)도 아시안게임과는 작별한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는 늑골 부상에 무통 주사까지 맞고 대회에 임했지만 빈손으로 대회를 마쳤다. 김현우는 “늑골을 다쳤을 때 혼자 움직이지도 못했는데, 아내가 씻겨주는 등 헌신적으로 도와줬다. 아내에게 금메달을 목에 걸어준다고 약속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류한수 또한 대회 3연패를 이루고 은퇴하려던 꿈이 무산됐다. 류한수는 “면목이 없다. 선배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펜싱 여자 에페 최인정(33·계룡시청)은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고 칼을 내려놓는다. 그는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땄다. 2전3기에 성공한 최인정은 “금메달이 (그동안) 고생했다는 의미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훌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남자 플뢰레 단체전 결승에서 5점 차를 뒤집는 데 밑돌을 놓은 허준(35·광주시청) 또한 태극마크와 작별한다. 허준은 “대표팀에 있으면서 많이 지치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다. 줄곧 평가받는 위치에 있다 보니 제 생활이 없었기에 이제 결혼 생활도 즐기고 아내와 밖에서 자유롭게 지내고 싶다”고 했다.
사이클 간판 나아름(33·삼양사) 또한 아시안게임과 작별을 고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부터 이번이 4번째 아시안게임 참가였던 그는 “몸이 많이 아프다. 그런데도 난 욕심이 많아서 아픈 걸 무시하고 계속하려고 애쓸 것 같아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만 금메달 5개를 따냈던 최강자였으나, 이번 대회는 무릎 부상으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마감했다. 나아름은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끝난 것보단 낫다”고 했다.
육상 김국영(32·광주광역시청)은 자신의 4번째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 출전에서 생애 첫 메달을 땄다. 그는 후배들과 함께한 남자 400m 계주에서 38초74의 한국 타이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프트테니스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문혜경(26·NH농협은행)은 내년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여자 농구 김단비(33·우리은행)를 비롯해 복싱 남자 92㎏ 동메달리스트 정재민(35·남원시청)이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를 뛰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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