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교과서 만든다는데…제대로 가르칠 준비해야 [사설]

2023. 10. 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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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청소년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가르칠 교과서를 만들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교육관리위원회'를 열어 교과서 개발과 체험학습 강화 등 기업가정신 교육 강화 방침을 밝혔는데, 바람직한 방향이다. '기업가정신' 과목 신설은 지난달 산업·학계가 정부에 전달한 '산업대전환 제언'에 담긴 제안이기도 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교과서에 기업가정신을 기를 수 있는 실질적 내용을 담는 것과 교과목이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경제·사회 교과서에 실린 기업가정신 관련 서술은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 기업과 기업인의 성공 스토리는 찾아볼 수 없고,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 등 해외 기업인에 대한 위인전 수준의 언급이 있을 뿐이다. 새 교과서에는 기업인들이 창업을 꿈꾸게 된 배경,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학생들의 도전정신을 자극해야 한다. 그래야 의대만 바라보는 인재들이 창업을 꿈꾸게 될 것이다.

교원 양성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기재부가 작년 말 실시한 설문에서 중학교 교사 70.6%, 고등학교 교사 79.3%가 '경제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교원 역량 강화는 시급한 과제다. 교사 직무 연수 강화와 함께 기업 근무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전문 교원으로 활용하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교육과정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경제' 교육 활성화도 병행해야 한다. 초·중학교에서 경제는 사회 과목의 일부 단원에 속해 있다. 고등학교에선 선택과목이지만, '경제' 선택자는 극소수다.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사회탐구 신청자 48만6828명 가운데 경제를 선택한 수험생은 6255명으로 1.3%에 불과했다. 재미없고 어렵다는 인식을 극복할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가정신을 교과서에 잘 담는다고 하더라도, 교원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미래 세대에게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창업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정신을 제대로 가르칠 준비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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